어깨 탈구로 네 달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던 두산 신스틸러 김인태(29)가 부상을 털고 마침내 두산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4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외야수 김인태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어깨 탈구 부상을 당했던 4월 7일 광주 KIA전 이후 119일 만에 김인태를 부른 이 감독은 “1군에서 뛰어도 된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더 몸을 만들고 오길 바랐는데 오늘 연습하면서 움직임을 보니까 괜찮더라. 현재 팀 타선이 주춤한 상태라 안 올릴 이유가 없었다”라고 두산 신스틸러의 귀환을 반겼다.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이승엽호의 주전 외야수로 낙점된 김인태는 4월 7일 광주 KIA전에서 주루 도중 어깨 탈구 부상을 당하며 개막 6경기 만에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당초 회복까지 4주 소견이 나왔지만 재활이 장기화됐고, 4개월이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1군 무대로 복귀했다.
4일 잠실에서 만난 김인태는 “오래 걸렸죠?”라고 미소 지으며 “부상을 당하고 두 달 반 정도는 아무 것도 못했다. 답답했다. 프로 입단 후 이렇게 긴 재활은 처음이었다. 물론 앰뷸런스도 처음 타봤다. 어깨의 가동 범위가 잘 안 나와서 생각보다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신 수술은 피할 수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김인태는 7월이 돼서야 방망이를 잡고 기술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8월의 첫날 퓨처스리그 고양전에 나서 2루타 한 방을 치며 신스틸러의 복귀를 알렸고, 3경기 타율 2할7푼3리 3타점 1볼넷을 기록한 가운데 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인태는 “처음 연습할 때는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하다 보니 생각보다 통증이 없어서 괜찮았다. 2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파트에서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셔서 생각보다 빨리 왔다”라며 “또 2군에서 함께 재활했던 선수들 덕분에 답답함을 이겨낼 수 있었다. 다친 선수들끼리 의지가 많이 됐다. 그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라고 말했다.
김인태가 없는 두산 외야는 김재환, 정수빈, 호세 로하스로 운영됐지만 사실상 풀타임 주전은 정수빈 1명뿐이었다. 김재환은 체력 안배 차 좌익수와 지명타자를 오갔고, 로하스는 최근 허리 부상을 당해 트레이닝파트의 관리를 받았다. 그밖에 김대한, 홍성호, 김태근, 송승환 등이 돌아가며 외야 한 자리를 담당했지만 모두 이 감독 성에 차지 않았다.
전반기 두산 외야의 경쟁 구도를 지켜본 김인태는 “아마 모든 선수들이 주전 외야수를 맡고 싶었을 것이다”라며 “내가 와서 팀이 잘하면 좋겠지만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 한다. 경기에 나가면 더 잘해야 하고 못 나가더라도 벤치에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인태는 얼마 전 2군에서 이 감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떤 문자를 보냈길래 이 감독이 “차근차근 준비해서 1군에 올라와라”라는 조언을 건넨 것일까.
김인태는 “감독님께서 연승 신기록(11연승)을 달성하셔서 축하드린다고 했는데 그 문자를 보낸 뒤로 계속 져서 불편했다. 내가 연락해서 졌나 싶었다.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5연패로 들어갔다”라고 웃으며 “마음이 찝찝하고 신경이 쓰였다. 그냥 마음속으로 축하를 드리면 되는 걸 괜히 문자를 보낸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선수단과 창단 최다 11연승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김인태는 “연승을 보면서 두산이 괜히 지금까지 잘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동료들과 함께 연승 분위기를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 선수라면 그라운드 안에서 함께 해야 하는데 같이 못 느끼고 TV로만 봐서 답답하고 싫었다. 그 와중에 팀이 연승하고 순위가 올라가서 마음이 그나마 편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좋았다”라고 밝혔다.
90경기를 치른 두산은 시즌 종료까지 5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46승 1무 43패 공동 4위에 올라 있는데 3위 KT와 6위 KIA의 승차가 2.5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승부처 한방이 있는 김인태의 복귀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이유다.
김인태는 “순위표가 위보다 아래 쪽이 너무 촘촘하게 붙어 있다”라며 “남은 시즌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갈 것이고 그렇게 가야 한다. 내 능력이 되는 한에서 어떻게든 팀을 도울 것이다. 나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4달 동안 자신을 기다린 두산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인태는 “참 오랜만에 왔는데 복귀 장소가 홈구장이라 너무 좋다. 운이 좋았다”라며 “후반기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활약을 약속했다.
김인태는 역시 두산의 신스틸러가 맞았다. 이날 2-4로 뒤진 8회 2사 1, 2루서 대타로 등장해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치며 득점권에 강한 면모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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