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연(26)의 활약에는 예비 신부의 내조가 있었다.
김태연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1회 선제 투런 홈런으로 한화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3경기 전승 포함 한화전 통산 9경기 7승 무패로 절대 강세를 보인 라울 알칸타라 상대로 기선 제압했다. 2구째 153km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왔지만 김태연의 배트가 정확한 타이밍에 맞았다. 비거리 120m, 좌월 투런포. 시즌 3호 홈런으로 결승타였다. 알칸타라 상대로 이날까지 통산 8타수 4안타 타율 5할로 강세를 이어갔다.
경기 후 김태연은 “알칸타라 직구가 좋기 때문에 빠른 타이밍에 준비했던 게 홈런으로 이어졌다. 알칸타라에 강한 이유는 저도 모르겠다. 타이밍이 잘 맞는데 딱히 이유는 없다”며 웃었다.
이날 시즌 첫 3번타자로 나선 김태연은 “경기 전 형들이 3번타자라고 하길래 ‘3번째 타자에요’라고 했다. 타순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나갔다”며 “정말 힘든 시기가 많았는데 그걸 이겨내기 위해 그냥 더 열심히, 많이 운동한 것밖에 없다. 시즌 초반 2군에 갔을 때 열심히 한 것을 (퓨처스 감독이었던) 최원호 감독님이 보시고 1군에 불러주신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것에 보답하고 싶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3일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21경기 타율 1할8푼9리(53타수 10안타) 무홈런 2타점 OPS .501에 그쳤던 김태연은 한 달간 2군에서 조정을 거쳐 6월2일 1군 복귀했다. 이후 35경기 타율 3할3푼3리(78타수 26안타) 3홈런 16타점 OPS .919로 확실히 반등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2할7푼5리(131타수 36안타) OPS .754.
1군 복귀 후 김태연은 홈에서 경기 후 야간 특타를, 원정에선 경기 전 구장 인근 학교에서 특타를 소화 중이다. 많은 훈련량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김태연에겐 또 하나의 숨은 지원군이 있으니 바로 예비 신부다.
올 시즌을 마치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김태연은 “집에 가면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이 돼 있다. 예비 신부가 항상 밥을 잘 챙겨준다. 메뉴를 가리지 않고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본 뒤 다 해준다. 뭐 하나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전부 맛있다”며 “집에서 경기장 나가기 전에 항상 ‘즐기고 와’라고 말해준다. 덕분에 더욱 힘을 낼 수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김태연은 “우리 팀은 항상 가을야구를 생각하고 있다. 3년 동안 성적이 안 좋았지만 올 시즌 충분히 잘하고 있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 가을야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4연패를 끊은 8위 한화는 38승47패4무를 마크, 가을야구 커트라인인 5위 NC(45승43패1무)에 5.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