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키움 외야수)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불참이 유력한 가운데 김현준(삼성 외야수)이 2일 포항 KIA전에서 두 차례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삼성은 3-1로 앞선 6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발 최채흥 대신 좌완 이승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나성범.
1회 우월 1점 홈런에 이어 4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리는 등 매서운 타격감을 뽐낸 나성범은 이승현과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 코스.
하지만 김현준이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려와 몸을 날렸고 타구를 잡아냈다. 3루 주자 박찬호는 리터치에 성공했다. 자칫 하면 대량 실점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것.
김현준은 8회 또다시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소크라테스의 큼지막한 타구를 점프 캐치하며 아웃 카운트를 추가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김현준의 안정적인 수비를 칭찬하며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표팀 외야수를 새로 뽑아야 하는데 김현준이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 오늘은 김현준의 수비가 눈에 확 들어온다”고 말했다.
개막을 앞두고 유구골 부상 여파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김현준은 2일 현재 타율 3할1푼9리(226타수 72안타) 2홈런 22타점 34득점 3도루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4할4리(47타수 13안타)에 이르고 10타점 13득점을 올렸다.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정후가 부상을 당한 것은 야구인으로서 안타깝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다른 선수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침 우리 팀에서 김현준이 흐름이 좋다. 대표팀에 나가고 싶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는 하지 않지만 내심 욕심을 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또 "구자욱이 중심 타선에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건 김현준이 출루를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준이 아시안 게임에 나간다면 팀 입장에서는 솔직히 마이너스지만 선수에게 국가대표로 자긍심도 생기고 국제대회에서 더 성장할 수도 있다.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김현준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못하는 게 없는 김현준. 이정후의 부상 공백을 메울 류중일호의 뉴 페이스로서 손색이 없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