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포항구장의 열악한 시설을 지적했던 강민호(삼성 포수)가 달라진 그라운드 상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4~6일 두산 3연전이 열렸을 때 포항구장의 그라운드 상태는 엉망이었다. 4일 경기를 앞두고 굵은 비가 쏟아져 우천 취소가 유력해보였다.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라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았지만 결국 경기를 강행했다. 그라운드 상태는 논두렁을 연상케 했다. 경기 중 마운드를 정비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당시 강민호는 “포항시 측에서 이곳에 와서 경기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 프로 선수들이 경기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제대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이런 곳에서 야구하다가 부상만 당한다. 프로야구 경기를 치를 준비도 안 해놓고 와달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또 "고등학교 때도 이런 야구장에서 안 했다. 타석에 들어서면 진흙탕과 같았다. 발목까지 푹 들어갔다. 포항에 오는 건 좋은데 이런 건 너무 아쉽다. 부상 위험도 크고 경기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야구장"이라고 지적했다.
강민호의 작심발언 효과일까. KBO는 1일부터 3일까지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KIA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야구장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4일부터 6일까지 포항구장에서 열린 두산-삼성전 중 지적된 사항에 대해 KBO는 시정 요청 공문을 포항시 시설관리공단에 발송했다.
KBO는 삼성 구단 관계자의 입회 하에 보완 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마운드를 포함한 그라운드 전체의 흙을 교체했으며, 내·외야 펜스 보호 패드 시설 보완을 완료했다. 또한 최적의 그라운드 상태 유지를 위해 KBO리그 경기 개최 직전인 지난달 20일에서 31일까지 12일간 야구장 사용을 제한 조치했다.
강민호는 “선수들이 이렇다 할 불편함 없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포항구장의 시설 개선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라운드 상태에 신경 써야 하는 건 아니다. 지난번에 이 부분에 대해 지적한 거고 잘 보수해주신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민호는 2015년 경남 양산시 야구장 건립을 위해 2억 원을 쾌척했다. 강민호 야구장에서 열심히 땀흘린 물금고 선수들은 창단 첫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경북고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청룡기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야말로 경사였다.
강민호는 “제가 물금고 출신은 아니지만 결승 진출 소식을 듣고 뿌듯했다. 양산에 정식 야구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부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뛴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어 야구 선배로서 기분 좋은 일”이라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