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 2일 포항 삼성전에서 6-4로 앞선 9회 전상현 대신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세이브 상황에서 소방수를 투입하는 건 지극히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정해영의 등판 일지를 살펴보면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해영은 지난달 28일 광주 롯데전부터 4경기 연속 등판했기 때문. 28일과 29일 1이닝을 책임졌고 30일 ⅓이닝을 소화했다. 정해영은 KIA의 롯데 3연전 싹쓸이에 큰 공을 세웠다.
정해영은 1일 포항 삼성전에서도 출격했다. 11-7로 앞선 9회 선두 타자 김성윤의 볼넷, 구자욱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정해영은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 주자 김성윤의 득점을 허용했다. 곧이어 호세 피렐라와 강한울을 각각 유격수 뜬공, 1루 땅볼로 유도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김종국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4점 차 앞선 상황에서 정해영을 기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정해영은 우리 팀의 클로저다. 어렵게 역전에 성공했는데 상대 팀에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확실히 마무리 짓기 위해 정해영을 기용했고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어렵게 갔지만 잘 막았다”고 대답했다.
5경기 연속 등판 여파일까. 2일 포항 삼성전에서 이상 징후가 드러났다. 구속 저하가 눈에 띄었다. 최고 146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지만 직구 평균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주말 3연투 이후 이동일(월) 하루 쉬었으나 계속되는 폭염속에서 또 이틀연속 몸을 풀고 등판하는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타 김동진의 좌익수 방면 2루타, 김호재의 중전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1루수 김규성이 김현준의 강습 타구를 잡은 뒤 홈으로 던져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정해영은 후속 타자 류지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6-6 승부는 원점.
KIA 벤치는 정해영 대신 김기훈을 투입했다. 첫 타자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줬다. 윤중현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호세 피렐라를 1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강민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6-7 패.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연승 행진을 ‘4’에서 마감한 KIA. 패배의 아쉬움보다 마무리 정해영의 피로 누적 증세가 더 걱정스럽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