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트레이드 퇴짜를 맞았다. 상대 구단과는 합의를 마쳤는데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선수에게 거절당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좌완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30)가 다저스행을 거부한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디트로이트 에이스 로드리게스를 받고 유망주를 넘겨주는 거래에 합의했다.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했던 다저스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최종 단계에서 불발됐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던 로드리게스가 다저스행을 거부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1월 디트로이트와 5년 7700만 달러에 FA 계약한 그는 10개 구단에 대한 트레이드 거부권 조항을 넣었는데 다저스도 그 중 한 팀이었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저스 구단은 로드리게스의 거부권 행사에 놀란 분위기.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팀에는 로드리게스와 이전에 같이 뛰었던 동료 선수들이 많다. 우리 팀 성적도 좋기 때문에 로드리게스 영입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봤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프리드먼 사장은 “로드리게스의 에이전트와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직접 나눌 기회는 없었다. 그가 우리 팀에 합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권리 행사를 존중한다. 가족이 이유라면 문제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저스와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한 디트로이트도 당황한 분위기. 스캇 해리스 디트로이트 야구운영사장이 마감일 직전까지 로드리게스와 전화, 문자, 대면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트레이드를 거부할 것이라곤 미처 생각 못했다.
해리스 사장은 “우리는 로드리게스와 꾸준히 대화를 했다. 트레이드 거부권은 그의 권리이고, 이 때문에 그가 악당처럼 비쳐져선 안 된다. 커리어 내내 보여준 활약으로 그 권리를 얻었고, 우리는 그걸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가 다저스행을 거부한 것은 가족 문제 때문이었다. 지난해 여름 결혼 문제로 두 달간 팀을 떠나 제한선수명단에 있었던 로드리게스는 현재 아내와 자녀들이 동부 지역 마이애미에 거주하고 있다. 서부 지역의 LA를 연고로 하는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면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한다.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 로드리게스는 지난 2015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뒤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191경기(1036이닝) 75승49패 평균자책점 4.05 탈삼진 1055개를 기록 중이다. 2019년 보스턴에서 개인 최다 203⅓이닝을 던지며 19승6패 평균자책점 3.81 탈삼진 213개로 활약,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6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15경기(88⅓이닝) 6승5패 평균자책점 2.95 탈삼진 91개로 투구 퀄리티 면에서 가장 뛰어난 해를 보내고 있다. 다저스도 이런 로드리게스를 눈여겨보며 영입을 거의 완료했지만 예기치 못한 거부권에 막히면서 트레이드 마감일을 허무하게 끝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에 자칫 악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