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자신을 마법사 군단의 광대라고 지칭했다. 무슨 사연일까.
KT 위즈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전 위닝시리즈와 함께 6월 8일 사직 롯데전 이후 55일 만에 5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46승 2무 43패 4위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 쿠에바스였다. 2위 SSG 타선을 만나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89구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무패)째를 챙겼다. 최고 150km의 직구(27개) 아래 커터(28개),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7개), 커브(2개)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여 복귀 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쿠에바스가 너무 깔끔하고 좋은 투구를 해줬다. 장성우가 좋은 리드로 이끌어줬고 배터리의 호흡이 좋았다”라고 쿠에바스를 수훈선수로 꼽았다.
쿠에바스는 경기 후 “경기 초반 커터와 직구가 만족스럽지 않아 커맨드에 더 신경 쓰려고 했다. 제구가 점점 나아지면서 긴 이닝을 이끌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쿠에바스는 3년차인 2021년 KBO리그 35년 만에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브레이커를 승리로 이끈 뒤 한국시리즈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쿠에바스는 2022시즌 도중 부상으로 KT를 떠났지만 올해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구단에서 감각을 끌어올렸고, 보 슐서의 방출과 함께 KT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낙점되며 수원으로 돌아왔다.
쿠에바스의 재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6월 17일 삼성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뒤 8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3.88로 활약하며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을 5강권으로 이끌었다. KT는 6월 2일 –14였던 승패마진을 불과 두 달 만에 +3까지 끌어올렸는데 선발진의 중심을 잡은 쿠에바스의 공이 컸다.
이에 대해 쿠에바스는 “나는 팀에서 광대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가 안 풀리면 동료들 옆에서 격려하고, 기분을 맞춰주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해 던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승리투수가 안 되더라도 팀은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쿠에바스의 목표는 2021시즌에 이어 2시즌 만에 두 번째 우승반지를 거머쥐는 것이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개인 목표는 오로지 한국시리즈다. 목표를 크게 둬야 큰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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