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이 자폐 아들(11)을 담당했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법 혐의로 고소해 재판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6일에 이어 2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자신과 아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깊게 인지하며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 입장문에는 첫 번째 발표보다 더 상세한 내용이 담긴 만큼 부정적인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호민은 2일 오후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자신이 잘못했던 부분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주호민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현재 제도는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주호민의 주장은 이렇다. 아들을 교육하는 A씨의 목소리를 녹음기로 듣게 되면서 정황상 아동 학대를 의심했다고. “A씨가 아들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가장 듣기 힘들었다. 녹음에서 아이는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을 받아내고 있더라”고 이는 훈육보다 학대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호민 부부가 처음부터 경찰 신고를 고려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A씨와 아이를 분리해 주기를 원했지만, 교장과 교감 및 교육청이 수사기관에 신고를 해야 아이와 해당 특수교사를 분리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주호민의 주장에 따르면 신고는 피치 못할 선택이다.
또한 “교육청에서 아동학대는 최초 행위 발견자가 신고의 의무가 있는데 학부모도 해당되니 직접 신고를 하셔도 된다고 했다”고 고소를 택했던 이유를 추가 설명했다.
주호민은 녹음 내용과 관련, “사실이 궁금하니 녹음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이 사건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 증거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주호민의 아들에게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이 발언의 배경은 받아쓰기 문장을 교육하던 중 고약하다라는 뜻을 알려주기 위해 했던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주호민은 “녹음 확인 후 부모로서 과잉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전문가의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여러 명의 변호사들에게 상담을 받았던 것”이라며 재판에 대비해 만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어리석었다. 교육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당연한 거라 저희가 달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수아동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사과했다. 수사와 기소가 신속하게 이뤄져 A씨가 다른 사건과 비교해 빠른 시일 내 직위 해제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주호민은 “무지한 인간이라 학교 교장, 교감과 동료 교사가 선처에 대해 물어보실 때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라서 소 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A씨 측에도 전달했다”며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A는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는 혼잣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과보다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다. 아이 엄마는 A씨가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망설이다 대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소하면 중재가 이뤄지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다”는 주호민은 “당시엔 고소한다고 해서 A씨의 직위가 해제되는 게 아니고 혐의가 인정돼 기소되면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끝으로 국내 특수교사들에게 사과의 말도 전했다. “A가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제 아이와 관련된 행위에 관해서만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라며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다.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민의 2차 발표에도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와야 부정적 여론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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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주호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