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33)은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한다. 지난 7월5일 트레이드로 삼성을 떠나 KIA 유니폼을 입고 주전포수로 팀을 이끌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계속 선발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공수에서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도 밝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적 이후 1일 현재 한 경기를 제외하고 선발포수로 나섰다.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난 7월29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 루키 선발 윤영철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끌어낸 직후에는 "더워서 좀 지치지만 행복하다. 매일 매일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NC 시절은 양의지, 삼성시절은 강민호에 밀려 붙박이 출전이 힘들었으니 그 마음이 느껴졌다.
김태군의 트레이드와 함께 KIA는 11승4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당당히 승률 1위이다. 승패적자폭도 1개로 줄여 5할 승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KIA도 상승세에 올라타며 상위권 공략에 나섰다. 트레이드 효과는 분명이 작용하고 있다. 포수로서 안정된 리드와 볼배합, 송구와 프레이밍까지 풍부한 경험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태군은 KIA 구단과 다년 계약협상을 하고 있다. 올시즌을 마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KIA는 김태군이 FA 자격을 얻어 작년 박동원처럼 다른 구단으로 간다면 낭패이다. 몇 개월 쓰려고 내야수 류지혁을 내준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윈윈하는 다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타결소식이 들리지는 않는다.
김태군은 2019시즌을 마치고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으나 헐값 계약을 했다. NC는 양의지를 영입해 김태군에게 고액 베팅을 하지 않았다. 구매 후보였다 롯데가 영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경쟁이 붙지 않았다. 결국 NC와 4년 최대 13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원, 옵션 4억 원이었다. 옵션을 빼면 보장금액은 9억 원이었다.
다년 계약의 규모는 이 보다는 웃돌 것으로 보인다. KIA에게 포수는 금값이다. 다른 구단에서 이만한 경험을 갖춘 포수를 구하기 어렵다. 희소가치까지 감안해 보장액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군은 내년 35살이다. 3년 정도는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 3년 또는 3+1년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서로 생각하는 금액의 차이가 크다면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 KIA에게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 샐러리캡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나성범 양현종 등 고액연봉자들이 많다. 아울러 3년 계약이 끝나는 최형우와 재계약, 김선빈의 2차 FA 계약을 해야된다.
24살 젊은 포수 한준수가 공수에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묘한 변수이다. 한준수는 2018년 입단후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병역을 마치고 심기일전해 야구에 전념하더니 퓨처스 포수에서 1군 백업포수까지 치고 올라왔다. 향후 주전포수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후반기 치열한 순위경쟁 와중에 다년계약협상에서 불협화음이 생긴다면 모양새도 좋지 않다. 여러가지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가운데 서로 웃는 윈윈 계약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절치부심했던 김태군이 4년전 헐값 설움을 씻고 행복한 잭팟을 터트릴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