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다”.
부상 회복 후 1군 무대에 다시 돌아온 김태훈(삼성 외야수)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상수(KT 내야수)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김태훈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35타수 11안타) 3홈런 12타점 6득점을 기록하며 강한울(내야수)과 김재성(포수)에 이어 삼성 FA 보상선수의 새로운 성공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태훈은 4월 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을 입어 쉼표를 찍었다. 착실히 재활 과정을 밟은 김태훈은 지난달 25일 마산 NC전을 시작으로 퓨처스 무대에서 실전 감각을 쌓았다. 6경기에 나서 22타수 5안타(2루타 2개) 1타점 1득점. 김태훈은 1일 포항 KIA전을 앞두고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훈은 “일요일 울산 경기가 끝난 뒤 1군 승격 통보를 받고 경산 볼파크에서 짐을 챙겨 오늘 포항에 왔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렇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다. 동료들이 반겨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재활 훈련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심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김태훈은 “재활이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 왜 힘든지 알게 됐다. 매일 반복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할 수 있는 게 정해져 있으니 답답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고 했다.
김태훈은 일과 후 TV 중계를 챙겨봤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속상했다. 빨리 힘이 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면서 “친구인 (김)동진이가 잘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퓨처스 복귀전에서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른 그는 “첫 경기를 제외하고 성적은 좋지 않았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는데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다”면서 “퓨처스 경기지만 1군 경기를 치르듯 집중했다”고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오재일로부터 여러가지 조언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재일이 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 역시 다르다. 야구를 알고 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경기 상황을 파악하는 게 남다르다”. 김태훈의 말이다.
뒤늦게 1군 무대에 복귀하게 된 김태훈은 “올해만 야구하고 그만 둘 게 아니기에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항상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덜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팀 승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는 “퓨처스에서도 이기기 위해 집중하다 보니 플레이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자신감은 항상 가득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장타 본능을 제대로 뽐냈던 김태훈은 “제가 1년에 홈런 20~30개씩 치는 것도 아니고 중장거리 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자 1루 상황에서 홈런 없이 1점을 낼 수 있는 타격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