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준비해서 올라오기를.”
두산 이승엽 감독은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장기 재활 중인 외야수 김인태(29)의 근황을 전했다. 복귀가 간절했던 김인태가 이 감독에게 직접 문자 한 통을 보냈고, 이에 천천히 준비해서 복귀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이 감독은 “김인태에게 문자 한 통이 왔더라.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해서 올라오라는 말을 해줬다. 준비가 덜 된 상태서 오면 부진할 수도 있고 부상이 재발해 올 시즌을 포기해야할 수도 있다. 조금 더 천천히 몸을 만들어서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1라운드 4순위로 뽑힌 김인태는 2021년 133경기 타율 2할5푼9리로 활약하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했다. 높은 득점권 타율과 승부처 해결능력으로 두산의 ‘신스틸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작년 5월 햄스트링을 크게 다쳐 2022시즌을 83경기 타율 2할4푼7리 5홈런으로 아쉽게 마쳤고, 올해 이승엽호의 주전 외야수로 낙점받았지만 4월 7일 광주 KIA전에서 주루 도중 어깨 탈구 부상을 당하며 전반기를 사실상 통째로 날렸다. 당초 회복까지 4주 소견이 나왔지만 부상 이후 벌써 4개월이 흘렀다.
김인태는 8월의 첫날 마침내 재활을 마치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복귀전은 성공적이었다.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고양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5-2 대승에 기여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실전 분위기를 익힌 김인태는 1-1로 맞선 2회 무사 만루서 등장, 고양 선발 김정인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김인태는 3회 우익수 뜬공, 5회 중견수 뜬공을 기록한 뒤 8회 타석 때 신성현과 교체되며 복귀전을 기분 좋게 마쳤다.
올 시즌 두산 외야는 김재환, 정수빈, 호세 로하스가 버티고 있지만 풀타임 주전은 사실상 정수빈 1명뿐이다. 김재환은 체력 안배가 필요하며, 로하스 또한 최근 허리 부상을 당해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그 동안 김대한, 홍성호, 김태근, 송승환 등이 외야 한 자리를 담당했지만 모두 이 감독 성에 차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가장 1군 경험이 많고 승부처 한방이 있는 김인태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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