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맛있는 것 사줄테니까 한 번 부탁할게.”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3)는 올해를 “야구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한 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즌 성적도 확 불타오르지 않고 있고 베테랑으로서 책임감 없는 행동을 하면서 강인권 감독의 질책성 2군행 통보도 받기도 했다. 78경기 타율 2할9푼5리(288타수 85안타) 8홈런 47타점 OPS .841의 시즌 성적. 박건우 답게 높은 OPS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박건우는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그는 “올해만큼 좋은 감이 길게 가지 못하는 시즌이 많이 없었다. 야구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한 해다”라며 “제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르겠다. 이정후(키움), 최형우(KIA), 김현수(LG) 같은 좋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아직 그렇게까지 아니다. 예전에는 2루타를 많이 치는 타자라는 색깔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색깔이 사라졌다. 나의 중심이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라고 자기 자신을 낮췄다.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박건우는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까마득한 후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박건우는 “어린 선수들 폼도 따라하고 있는데 지금은 서호철 선수의 폼을 많이 따라하고 있고 배우고 있다”라고 했다.
2019년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지명된 내야수 서호철(27)은 2021년 상무에서 타율 3할8푼8리(250타수 97안타)로 퓨처스리그 타격왕 자리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역 후 첫 시즌인 지난해는 1군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올해는 제대로 만개하기 시작했다. 올해 타율 3할7리(257타수 79안타) 2홈런 30타점 OPS .761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박건우는 베테랑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서호철에게 부탁했다. 그는 “내가 계속 흐름을 끊는 것 같아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서)호철이가 어떻게 경기를 치르는지 유심히 보고 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서 “그래서 호철이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부탁했다. ‘네가 타석이 들어가기 전부터 끝날때까지 어떤 루틴을 하고 어떻게 운동하는지 훈련 방법을 미안하지만 부탁한다. 형이 맛있는 것 한 번 사줄테니까 부탁 좀 하자’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호철이가 루틴을 보내줬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제일 가깝고 제일 많이 성장한 선수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박건우는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질책에도 불구하고 박건우를 다시 믿고 중심타선에 기용하고 있다. 그리고 박건우는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후배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래의 박건우로 거듭날 수 있게 발버둥을 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