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할을 못했다. 쓰레기 같은 플레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잰더 보가츠(31)가 강도 높은 발언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팀의 시즌 첫 4연승 도전 경기였지만 공수에서 경기를 망쳤으니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가츠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8회 안타를 하나 치긴 했지만 나머지 타석에서 최악의 모습만 보였다.
4회 무사 1,2루, 6회 무사 1,2루에서 연이어 병살타를 치며 공격 흐름을 끊어 먹더니 10회 무사 만루에서도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보가츠의 찬물 타격 이후 후속 타자들도 범타로 물러난 샌디에이고는 무사 만루에서 무득점으로 끝났다. 곧 이어진 10회 끝내기 점수를 허용하면서 3-4로 패했다.
5회 수비에선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다. 1-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투수 세스 루고가 정면으로 향한 땅볼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했는데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보가츠가 공을 떨어뜨렸다. 송구가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닌데 보가츠가 어처구니없는 포구 실책을 범했다. 정상적인 플레이였다면 병살로 2사 주자 없을 상황이 무사 1,2루로 바뀌었고, 콜로라도는 계속된 공격에서 엘레후리스 몬테로의 2루타가 터지며 2-1로 역전했다.
경기 후 보가츠도 좌절감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가츠는 경기 후 “좋지 않은 날이었다. 내 역할을 하지 못해서 답답하다. 오늘 패배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쓰레기 같은 플레이를 했다”고 크게 자책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보가츠가 자칭 쓰레기 퍼포먼스를 보였다. 실점으로 이어진 실책을 저지르며 두 번의 병살타와 10회 야수 선택 땅볼로 한심한 10회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보가츠는 실버슬러거 5회, 올스타 4회 경력을 자랑하는 거포 유격수. 2013·2018년 보스턴에서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으로 지난해까지 10시즌 통산 1264경기 타율 2할9푼2리(4834타수 1410안타) 156홈런 683타점 OPS .814로 타격에 강점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는 FA로 풀린 보가츠를 2억8000만 달러 거액을 들여 11년 장기 계약으로 깜짝 영입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김하성이 있는 상황에서 보가츠를 데려오며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보가츠가 오면서 김하성은 유격수 자리를 내놓고 2루로 옮겼다.
그러나 보가츠는 올 시즌 101경기 타율 2할6푼4리(382타수 101안타) 11홈런 37타점 OPS .739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15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 4월 29경기 타율 3할8리(107타수 33안타) 6홈런 13타점 OPS .914로 시작은 좋았지만 5월 이후 72경기 타율 2할4푼7리(275타수 68안타) 5홈런 24타점 OPS .671로 부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