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서 논텐더로 방출됐던 MVP 출신 코디 벨린저(28)가 시카고 컵스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포스트시즌 경쟁팀으로 거듭난 컵스도 벨린저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팀에 남기며 동행을 이어간다.
미국 ‘시카고트리뷴’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벨린저는 7월의 대부분을 트레이드 여부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데 보냈다. 하지만 컵스가 연승 행진을 펼치고, 벨린저가 이 달의 선수가 될 만한 기록을 내면서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은 그를 트레이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겨울 다저스가 아무런 대가 없이 벨린저를 논텐더 방출한 것을 고려하면 그의 부활은 더욱 놀랍다. 컵스가 다시 플레이오프 경쟁에 뛰어든 것도 벨린저의 급상승 덕분이다’고 치켜세웠다. 컵스가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졌다면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성적 상승과 함께 팀의 방향이 바뀌었다.
벨린저는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공식적으로 남게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급하게 짐을 챙길 필요가 없다. 이제는 가족이 있으니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는 게 좋다”며 “컵스에 온 첫 날부터 이기는 게 목표였다. 이 팀은 재미있고 좋은 팀이다”고 잔류를 반겼다.
지난 2017년 다저스에서 데뷔하자마자 39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NL) 신인상을 받은 벨린저는 2019년 47홈런으로 MVP에 등극했다. 24세 젊은 나이에 MVP에 올라 앞날이 창창해 보였지만 2020년부터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정강이, 햄스트링, 갈비뼈 등 부상이 끊이지 않으면서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논텐더로 풀리며 다저스와 인연이 끝났다. 이후 컵스와 1년 보장 175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다. 내년 연봉 1250만 달러 상호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5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받는 조건으로 사실상 1년 계약이었다. 다년 계약을 보장한 팀들을 제쳐두고 1년 계약으로 FA 승부수를 던졌다.
모험이 성공했다. 올 시즌 75경기 타율 3할1푼3리(284타수 89안타) 15홈런 46타점 24볼넷 51삼진 OPS .900으로 부활했다. 커리어 하이 타율로 컨택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삼진율도 지난해 27.3%에서 올해 16.0%로 크게 줄었다. 5월 중순 왼쪽 무릎 부상으로 한 달 공백이 있었지만 빠르게 감을 회복했다. 7월 26경기 타율 4할(100타수 40안타) 8홈런 24타점 OPS 1.122로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2년 연속 5할 미만 승률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컵스이지만 벨린저 활약 속에 올해는 53승53패, 5할 승률로 선전 중이다. 7월에만 8연승 포함 최근 13경기 10승3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NL 와일드카드 6위로 공동 3위 그룹에 3.5경기 차이로 따라붙은 컵스는 지구 1위 신시내티 레즈와도 5경기 차이로 추격권에 있다. 이에 컵스도 벨린저를 팔지 않고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3루수 제이머 칸델라리오를 영입, 가을야구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