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KIA가 삼성을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삼성을 11-8로 제압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롯데전 이후 4연승 질주. 반면 삼성은 지난달 27일 대구 SSG전 이후 연승 행진을 ‘3’에서 마감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과 김종국 KIA 감독은 선발진의 활약을 높이 샀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에서 5⅔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거둔 좌완 백정현의 활약을 두고 “(부상 후) 1군에 복귀하자마자 좋은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진이 더 탄탄해진 느낌”이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종국 감독은 7월 팀 평균자책점 1위 등극의 비결에 대해 “선발진이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서 계투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1일 선발로 예고된 산체스에 대해 “상대 타자들이 전력 분석에 들어가면서 어려움을 겪긴 했는데 대량 실점을 하거나 볼넷을 남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구위에 대한 자신감도 뛰어나고 싸움닭 기질도 있다. 도망가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지명타자 김현준-중견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포수 강민호-좌익수 호세 피렐라-3루수 강한울-1루수 류지혁-유격수 김동진-2루수 김지찬으로 타순을 짰다. 이에 맞서는 KIA는 1루수 최원준-3루수 김도영-우익수 나성범-지명타자 최형우-중견수 소크라테스-2루수 김선빈-좌익수 이우성-포수 김태군-유격수 박찬호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 2회 선두 타자 호세 피렐라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강한울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으나 주자 모두 세이프. 계속된 무사 1,3루서 류지혁이 우중간 2루타를 날렸다. 피렐라와 강한울 모두 득점 성공. 김동진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3루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김지찬도 좌익수 뜬공 아웃. 2사 후 김현준이 KIA 선발 산체스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류지혁은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3-0.
3회 선두 타자 구자욱이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김선빈의 호수비에 막혔다. 1사 후 강민호가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피렐라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강한울이 2루타를 날려 2루 주자 강민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류지혁이 KIA 선발 산체스의 초구 커브를 잡아당겨 우중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홈런이 아닌 인정 2루타라고 판단한 KIA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6-0.
반격에 나선 KIA는 4회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격했다. 그러자 삼성은 4회말 공격 때 2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강민호의 적시타로 1점 더 달아났다. KIA는 5회 나성범에 이어 6회 이우성의 적시타와 최원준의 2타점 2루타로 6-7 1점 차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KIA는 8회 김선빈의 몸에 맞는 공, 이우성의 희생 번트, 대타 고종욱의 좌중간 안타로 7-7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박찬호의 2루타로 2,3루가 됐고 최원준이 싹쓸이 적시타를 날렸다. 곧이어 김도영의 3루타로 10-7로 달아났다. 나성범의 타구가 투수 장필준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어 3루에 있던 김도영이 홈을 밟았다. 삼성은 9회 1점을 쫓아갔지만 극적인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 선발 수아레즈는 5⅓이닝 9피안타 1볼넷 8탈삼진 5실점으로 삐걱거렸으나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계투진이 흔들리면서 승리가 물거품됐다. KIA 선발 산체스는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한숨을 돌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