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이 진통제를 먹고 경기를 뛰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웃지 못했다. 연장전 10전 전패 충격 속에 5할 승률에서 또 멀어졌다.
김하성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7월3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3회 홈으로 슬라이딩하다 상대 포수 샘 허프의 왼쪽 무릎과 충돌하면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4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된 김하성은 다행히 검진 결과 뼈에 이상 없는 것으로 나와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1일 콜로라도전 출장 여부는 불투명했다.
하루 정도 쉬어갈 만했지만 김하성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하성은 이날 진통제를 먹고 콜로라도전 선발로 나섰다. 경기 전 그는 “클럽하우스에 있는 선수 중 100% 건강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라면 매일 뛸 것이다”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의 배려 속에 2루 수비를 나서지 않고 지명타자로 출격한 김하성은 2회 1사 2루에서 볼넷으로 찬스를 연결했다. 이어 3-3 동점이 된 9회 2사에는 좌측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2루타를 만들어냈다.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한 김하성은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선발 기준 24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간 김하성은 시즌 타율 2할7푼9리(337타수 94안타)를 유지하며 OPS를 .822로 소폭 끌어올렸다.
그러나 김하성의 부상 투혼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는 연장 접전 끝에 콜로라도에 3-4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3으로 뒤진 9회 2사에서 트렌트 그리샴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이 터졌지만 연장전에 무릎을 꿇었다.
10회초 후안 소토와 매니 마차도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잰더 보가츠가 2루 땅볼,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유격수 직선타, 게리 산체스가 3루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을 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결국 10회말 무사 2루에서 상대 번트 때 3루수 마차도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라이언 맥마혼에게 희생플라이로 끝내기 점수를 허용줬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실책 3개로 자멸했다.
이날까지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연장 10경기에서 한 번도 못 이겼다. 10전 전패. 지난 196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12전 전패 이후 가장 저조한 연장전 성적으로 역대급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1점차 승부에서도 6승18패로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250)에 그치는 등 접전 승부에 유독 약한 모습이다.
시즌 첫 4연승 기회도 날린 샌디에이고는 시즌 전적 52승55패로 5할 승률에서 다시 또 멀어졌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7위로 공동 3위 그룹에 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