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대어 투수 장현석(19·마산용마고)이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장현석 지명 가능성이 높았던 한화로선 아쉽게 됐다.
장현석의 매니지먼트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1일 ‘장현석 선수가 오랜 고민 끝에 KBO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내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15일까지 신청 마감이었던 2024 KBO 신인 드래프트를 포기한 장현석은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이어간다.
장현석 인연이 닿지 않은 한화는 ‘넘버투’ 좌완 투수 황준서(18·장충고) 지명이 유력하다. 장현석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또 다른 대어급 선수로 아쉬움을 달랠 만한 자원이다.
고심 끝에 미국행 결정한 장현석, 역대급 재능 인정받았다
장현석은 “거취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모두 꿈꾸던 무대였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세계 최고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열망에 결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190cm, 90kg 거구의 우완 정통파 투수 장현석은 고교 2학년이었던 지난해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리면서 괴물 등장을 알렸다. 중학교 때 1년 유급해 동기들보다 1살 많은 그는 지난해 고교 12경기(39⅓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50개로 활약했다. 일찌감치 2024년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다.
올해 이두근 부상으로 4월 신세계 이마트배 이후 3개월 가까이 실전 공백을 가졌지만 지난달 청룡기에서 최고 155km를 뿌리면서 건재를 알렸다. 특히 지난달 24일 장충고와의 8강전에 구원등판,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14탈삼진 무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90구를 넘긴 뒤에도 150km대 강속구로 스태미너를 보여줬다.
이때부터 미국행으로 가능성이 기울었다. 빠른 공뿐만 아니라 낙차 큰 커브라는 확실한 주무기도 있는 장현석은 안정된 투구 밸런스로 커맨드까지 뽐냈다. 역대급 재능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사로잡았다. 내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도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발탁돼 향후 병역 혜택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였다.
장현석은 떠났지만 한화는 황준서가 있어 다행이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도 장현석을 지속 관찰하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KBO 협정에 따라 국내 구단에선 지명 대상 선수와 사전 접촉이 불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한다. 선수 측과 자유롭게 접촉 가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경쟁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장현석의 미국행이 한화로선 아쉽지만 절망할 일은 아니다. 장현석의 진로가 결정된 1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아까 보니까 그렇더라. 어쩔 수 없지만 황준서라는 선수도 좋아 보인다. 물론 황준서가 될지,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차선책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인 최원호 감독도 장현석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시즌 초반 퓨처스 감독일 때 장현석의 투구 영상을 본 최 감독은 “신체 조건이나 스피드, 변화구 구사 능력이 워낙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5월11일 1군 감독으로 승격된 뒤 스카우트팀과 신인 지명에 대해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최 감독이지만 장현석과 함께 황준서의 가능성도 일찍이 눈여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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