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충돌로 어깨를 다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어깨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서 2루타를 치는 투혼을 선보였다.
김하성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3연전 1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경기 전까지 김하성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전날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주루 도중 어깨를 다쳤기 때문. 3회 내야안타로 출루해 후속타로 3루를 밟은 김하성은 잰더 보가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에 도달하며 선취 득점을 올렸지만 홈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포수 샘 허프와 충돌, 어깨를 부여잡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출전은 불투명해 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우측 어깨 상태를 매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현지 복수 언론도 김하성의 1일 경기 휴식을 예상했다.
그러나 김하성의 출전 의지는 강했다. 전날 “충돌 당시에는 통증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지고 있다. 팀 닥터로부터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상태가 괜찮아지면 바로 내일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고, 결국 놀라운 회복력과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지명타자 위치에서 타석을 밟았다.
김하성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클럽하우스에서 100% 건강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한다. 나는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다고 느끼면 매일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김하성은 이날 어깨 보호대를 찬 상태서 경기에 뛴 것으로 알려졌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이 오늘(1일) 2루수로 뛸 수도 있었지만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김하성은 클럽하우스에서 어깨 보호대를 착용했고, 당분간 경기에서도 이를 착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는 우천으로 인해 예정보다 약 2시간 30분 늦게 개시됐다. 오랜 기다림 끝 타석에 등장한 김하성은 1회 유격수 땅볼로 첫 타석을 시작했다. 이후 3회 2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맞이해 볼넷을 골라내며 10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고, 5회 우익수 뜬공, 7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안타는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다. 2-3으로 뒤진 9회 2사 후 트렌트 그리샴의 극적인 솔로홈런으로 3-3 동점이 된 상황. 김하성은 흔들리는 저스틴 로렌스의 볼 2개를 지켜본 뒤 3구째 94.2마일(151km) 몸쪽 싱커를 잡아 당겨 좌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루타로 연결했다. 어깨 보호대를 찬 상태서 7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안타 1개를 추가한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2할7푼9리에서 그대로 머물렀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투혼에도 최하위 콜로라도에 연장 접전 끝 3-4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4연승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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