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러 있지만 7월의 삼성은 중위권팀이다. 7월 한달간 9승 8패 1무(승률 .529)를 거두며 월간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삼성이 월간 승패 마진에서 흑자를 기록한 건 7월이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대구 SSG전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며 9위 키움과 3경기 차로 좁혔다. 후반기 성적은 5승 3패 1무로 KT(7승 2패)에 이어 2위다.
타자 가운데 구자욱(외야수)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16경기에 나서 타율 3할7푼7리(61타수 23안타) 1홈런 11타점 5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복귀하면서 타선에 무게감이 생겼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발목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가 사실상 물 건너간 이정후(키움 외야수)의 공백을 메울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현준은 7월 84타수 30안타 타율 3할5푼7리 12타점 12득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 또한 타율 3할1푼1리(74타수 23안타) 1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성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17경기에서 타율 4할9리(44타수 18안타) 1홈런 7타점 7득점 3도루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원태인 등 선발 트리오는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13일 KIA를 상대로 시즌 첫 완투승을 장식하는 등 3승 1패 평균자책점 2.81로 외국인 에이스의 위용을 제대로 증명했다. 6월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쳤던 수아레즈는 7월 3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원태인 또한 7월 4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로 장식하는 등 1승 1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잘 던졌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쉼표를 찍었던 좌완 백정현은 지난달 30일 키움을 상대로 5⅔이닝 2실점(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짠물투를 선보이며 시즌 5승 사냥에 성공했다. 계투진에서는 우규민(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1.13)과 이재익(7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45)의 존재감이 빛났다.
오재일(내야수)과 최채흥(투수)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상승세에 날개를 달게 될 전망. 지난달 5일 포항 두산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오재일은 지난달 25일부터 퓨처스 경기에 출장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 중이다. 6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2타점에 불과하나 수치상 성적보다 컨디션 회복이 더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기 전 타율 1할8푼3리(208타수 38안타) 7홈런 34타점에 그쳤지만 오재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라는 의미다.
좌완 최채흥은 상무 전역 후 6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2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7.30. 1군 복귀전이었던 6월 13일 잠실 LG전에서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뽐낸 걸 제외하면 아쉬움이 더 컸다. 6월 18일 KT전 이후 4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SSG를 상대로 5이닝 3자책점으로 비교적 잘 던진 건 반가운 소식.
최하위로 추락하며 명가의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졌지만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현재 상승 분위기에서 오재일과 최채흥만 제 몫을 해준다면 최하위 탈출은 물론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이른바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오재일과 최채흥의 활약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