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 토종 선발 최원태(26). 트레이드로 맞이한 그의 첫 등판에서 LG가 ‘원팀’의 모습으로 승리를 낚았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는 키움에 이주형, 김동규,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이라는 미래를 내주고 데려온 ‘우승 청부사’ 최원태를 선발로 내세웠다.
올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고 두산 상대로 3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5.09로 약했던 최원태. 지난 날은 잊으라는 듯 LG 야수들은 톱니바퀴같은 완벽한 수비로 최원태의 5회 2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도왔다.
최원태의 어깨를 가볍게 한 수비의 백미는 1회부터 나왔다.
최원태는 두산 톱타자 정수빈을 2구째 3루수 땅볼로 이끌었다. 빠르게 날아온 땅볼 타구를 LG 3루수 문보경이 한번 잡았다 놓친 뒤 빠르게 처리해 1루로 뿌려 발빠른 정수빈을 지워냈다.
2번타자 허경민의 타구는 최원태 정면으로 향한 강습타구였다. 최원태가 캐치를 시도했지만 몸을 맞고 굴절됐다. 끝까지 타구에 집중한 유격수 손호영이 1루로 송구해 2아웃.
3번타자 김재환을 맞이한 LG 내야진은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3루수 문보경은 3루에서 1~2루 사이로 이동하며 최원태에게 시프트 상황을 알렸다. 짜맞춘 각본처럼 2구째에서 시프트 수비를 펼친 문보경에게 땅볼 타구가 흘러갔고 깔끔하게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0으로 앞서며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상황에서 맞이한 최원태의 2회말. 첫 타자로 나선 두산 양의지의 뜬공 타구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물오른 LG 2루수 신민재는 몸을 던져 뒤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냈고 최원태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단단한 수비를 기본으로 한 LG는 6회까지 10점을 뽑아내며 최원태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그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화답했다.
10-0 완승. 우승 청부사로 불린 최원태의 첫 등판날 LG는 기분 좋게 첫 단추를 뀄다.
최원태의 첫 등판날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경기를 쉰 유격수 캡틴 오지환과 주전 포수 박동원. 이들도 원팀의 마음으로 우승 청부사의 첫 등판을 기념했다.
9회말부터 더그아웃 안쪽에서 음료수 병을 들고 때를 기다린 박동원. 그는 경기 종료 직후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향하는 최원태를 향해 음료수 세례를 선사하며 첫 승을 축하했다.
캡틴 오지환은 최원태에게 승리 세리머니 맨 앞자리마저 내줬다. 그라운드에서 승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맞이하는 더그아웃 동료들의 도열은 캡틴 혹은 고참이 맨 앞인 것이 관례. 캡틴 오지환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최원태를 맨 앞자리로 보내 첫 승을 만끽하게 했다.
우승 향한 갈망에 미래를 내주고 토종 선발 최원태를 얻은 LG. 프런트의 결단에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혈이 뚫렸다’ 표현했고, 선수단은 집중과 배려로 완벽한 첫 경기를 치렀다. 대권을 향한 LG ’원팀’의 향기가 무르익고 있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