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가 중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3연전을 모두 내주었다. 첫 경기는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한 뼘이 모자라 5-6으로 패했다. 두 번째 경기는 타선이 터지지 않아 1-4로 무릎을 꿇었다. 세 번째 경기는 KIA 보다 4개 많은 11안타를 치고도 3-6으로 졌다. 무기력 스윕패였다.
개막 직후 신바람을 내던 롯데가 더 이상 아니었다. 4월을 기분좋게 1위로 마감했고 5월에도 SSG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경쟁을 벌였다. 최대 11승 흑자까지 실현하며 다시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6월 9승16패로 뒷걸음을 했고, 7월는 5승12패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4승 적자로 7위까지 내려앉고 말았다.
스토브리그에서 알찬 보강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FA 포수 유강남을 80억원에 영입해 아킬레스건을 치유했다. 타격이 되는 유격수 FA 노진혁도 4년 50억 원에 데려와 공수를 보완했다. 1월에는 FA 미아 한현희까지 3+1년 최대 40억 원에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선발이었다. 4월은 나균안이 유일하게 연속 호투와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고 공격력으로 승수를 챙겼다. 한현희는 개막부터 선발로 나섰으나 4월에 부진했고, 외국인 투수 2명까지 힘이 되지 못했다. 5월에는 박세웅과 한현희도 깨어나고 외인투수들이 힘을 보탰다. 5월 선발 ERA는 2.20이었다.
그러나 6월부터 선발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균안, 스트레일리, 반즈, 한현희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박세웅만이 ERA 1.52로 고군부투했다. 7월에는 반즈가 반등했으나 박세웅이 위력을 잃었다. 한현희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전환됐고, 스트레일리는 방출 조치를 받았다. 나균안은 ERA 6.23으로 부진에 빠졌다.
7월 선발진 ERA 5.15, 구원진 ERA 5.13으로 동반 부진했다. 선발투수들이 흔들리며 조기강판하자 불펜이 고스란히 부하를 받은 것이다. 대체 외인 윌커슨이 첫 등판에서 5이닝 1실점 투구로 힘을 보탰지만 나균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상사까지 생겼다.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만들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이다.
선발진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게다가 타자들도 부상이 속출했다. 초반 타선을 이끌던 안권수가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두 달간 자리를 비웠다. 주전으로 떠오른 고승민과 황성빈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안권수가 복귀했으나 이젠 주전포수 유강남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갑자기 투타에서 부쩍 힘이 빠졌다. 롯데가 재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