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억 포수의 악송구 하나가 경기 초반 가비지 타임을 만들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원태가 선발 등판한 LG, 11연승 후 4연패에 빠진 두산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LG가 경기 초반 2사 후 적시타가 터지면서 앞서 나갔다. LG는 1회 2사 1,2루에서 문보경의 2타점 2루타, 2회 2사 2루에서 홍창기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87(31이닝 3자책)이었던 브랜든을 상대로 LG 타자들은 전력 분석을 제대로 하고 나온 것 같았다.
승부처는 3회였다. 1사 후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안타가 나왔고, 앞서 2루타를 친 문보경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2사 1,2루.
LG는 손호영이 우전 안타로 1점을 더 도망갔다. 이어 브랜든은 허도환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브랜든은 이때까지 볼넷 2개와 사구 2개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2사 만루. 박해민의 타구는 좌익수 앞 짧은 안타. 원바운드 후에 타구를 잡은 좌익수 김태근이 홈으로 송구했는데,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송구를 받은 양의지는 1루에서 3루까지 뛴 허도환을 잡으려고 3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한 번 멈짓한 후에 던지면서 3루수 키를 한참 높게 넘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홈 송구를 시도한 좌익수가 내야 흙 바로 뒤에 서 있었고, 공은 좌측 선상을 따라 텅 빈 외야로 굴러갔다.
3루에 도달한 허도환이 유유히 홈으로 들어왔고, 발 빠른 타자주자 박해민은 2루에서 3루를 거쳐 홈까지 쇄도했다. 양의지의 악송구는 마치 2사 만루에서 박해민이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친 것처럼 순식간에 4점을 허용하게 됐다. 4-0에서 8-0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두산은 전날 경기에서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9회 어이없은 2루 악송구로 동점을 허용했고, 내외야 야수들의 콜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야수들의 수비 디테일을 언급했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 가며 성장하게 코칭스태프들이 잘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베테랑 양의지가 결정적인 송구 실책으로 3회 일찌감치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두산은 LG에 0-10으로 대패, 3연전 스윕을 당하며 5연패에 빠졌다.
양의지는 29일 경기에서도 5회 2사 1,2루에서 패스트볼 실수를 하면서 주자들이 2루와 3루로 진루했다. 이후 고의4구로 만루 작전을 펼쳤고,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 때 홈 송구를 뒤로 빠뜨렸다. 1루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와, 백업 가 있던 투수의 송구를 받아 태그아웃시켰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후 양의지는 홈충돌 방지법 위반으로 인해 세이프로 번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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