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를 했던 뉴욕 메츠. 특히 8666만 달러(1107억 원)를 투자한 ‘사이영 듀오’ 맥스 슈어저(39), 저스틴 벌랜더(40)를 향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메츠의 투자는 허망한 결말을 맞이했다. 두 투수 모두 트레이드로 메츠를 떠났고 또 떠나는 게 임박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메츠가 텍사스와 슈어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보도했다. 구단 간의 합의는 끝났지만 슈어저의 트레이드 거부권 행사 여부, 그리고 메츠의 연봉 보조 등이 마지막 합의의 관건이었는데 결국 합의를 끝냈다.
메츠는 슈어저를 보내면서 텍사스 레인저스 유망주 랭킹 3위, 그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MVP 후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동생인 루이스앙헬 아쿠냐를 데려온다.
그리고 슈어저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하고 2024년 걸려 있었던 선수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메츠가 2250만 달러를 제외한 슈어저의 잔여연봉을 지불하는 것으로 트레이드 합의를 마쳤다. 메츠는 내년 연봉까지 3500만 달러 이상의 슈어저 연봉을 보조해야 한다.
슈어저 잔여연봉 보조하고 유망주 1명만 획득...'폭탄세일' 메츠, 사이영 듀오 해체 시작
슈어저는 지난 2022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3년 1억3000만 달러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평균 연봉은 4333만 달러. 정확히는 2+1년 계약으로 2024년에는 선수 옵션이 걸려 있었다. 메츠 입장에서는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확실한 투자의 서막을 알린 신호탄격인 선수였다. 그러나 메츠는 올해 49승54패에 머물고 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이고 1위 애틀랜타와는 17.5경기, 와일드카드도 6.5경기 차이다. 시즌이 사실상 힘들어지고 있고 폭탄세일을 결정했다.
지난해는 옆구리 부상으로 23경기(145⅓이닝)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11승5패 평균자책점 2.29 탈삼진 173개로 괜찮은 내용을 기록했다. 올해는 어깨 허리 목 등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슈어저도 이제는 세월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이물질 사용 의혹으로 10경기 징계까지 받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19경기(107⅔이닝) 9승4패 평균자책점 4.01 121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23개의 피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최다 피홈런을 기록하고 있는만큼 구위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 7월에만 10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그래고 29일 워싱턴전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했다.
디그롬 잃었지만 대권 도전 텍사스, '빅게임 피처' 필요했다
그럼에도 슈어저의 ‘빅게임 피처’로서 가치는 충분했고 올해 2016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텍사스가 영입했다. 60승4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 4.22로 전체 16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끝나지 않은 메츠 폭탄세일, 벌랜더와 휴스턴 재결합?
메츠의 ‘폭탄세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이영 듀오는 이미 해체됐고 모두 팀에 남길 생각이 없는 듯 하다. 메츠는 슈어저와 사이영 듀오를 형성했던 저스틴 벌랜더까지 판매할 생각이다. ‘USA투데이’에 의하면 메츠는 ‘제의가 적절하다면 벌랜더를 다시 데려오고 싶어하는 휴스턴과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익명을 요구한 휴스턴 관계자는 메츠가 올해와 내년 4333만 달러 계약의 상당 부분을 지불해주기를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벌랜더는 올해 메츠와 2년 8666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슈어저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어깨 근육 부상으로 정규시즌 초반을 결정했다. 다만 돌아와서는 15경기 5승5패 평균자책점 3.2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와 약 2년 가까운 공백을 깨고 휴스턴에서 28경기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의 성적으로 통산 3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한 ‘금강벌괴’였다. 그리고 휴스턴을 떠나 메츠와 최고액 연봉 계약을 맺으면서 가치를 입증했다.
그러나 메츠의 시즌 포기 선언, 그리고 텍사스와의 서부지구 타이틀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다시 에이스가 필요했다. 휴스턴(58승46패)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1위 텍사스를 2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선발진은 아쉽다. 사이영상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던 프람버 발데스가 7월 4경기 평균자책점 7.29로 부진하다.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도 7월 흔들리며 4경기 평균자책점 6.86에 그치고 있다. 텍사스처럼 휴스턴도 에이스가 필요하다.
이미 벌랜더와 좋은 관계를 쌓아온 휴스턴은 다시 벌랜더를 그리워하고 있다. 다만 메츠의 연봉보조가 있어야 벌랜더를 다시 품을 전망이다. ‘USA투데이’는 2024년 140이닝 이상 던지면 발동되는 3500만 달러의 베스팅 옵션이 걸려 있는데 이 부분 역시도 보조가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메츠가 판매하는 사이영상 듀오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판도를 좌우할 수 있을 거대한 태풍이 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