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끼었나’ 115억 거포 황당 본헤드&천재 유격수 악송구→잠실 라이벌전 2승7패…2018년 LG가 된 두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7.30 05: 41

이 정도면 마가 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창단 최다 11연승과 함께 7월 승률 1위를 달리던 두산이 라이벌 LG를 만나 또 다시 작아졌다. 단순히 경기를 지는 게 아닌 그 내용 또한 라이벌에 전혀 걸맞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9번째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 6-7 역전패를 당하며 11연승 뒤 4연패에 빠졌다. +8에 달했던 승패 마진은 어느덧 +4(44승 1무 40패로 줄었고, 2위 SSG와의 승차는 5경기로 벌어진 반면 4위 NC에는 1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수비에서의 디테일이 잠실더비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은 눈에 보인 실책만 2개를 범한 반면 LG는 견고한 수비로 정규시즌 1위팀의 품격을 뽐냈다. 

9회초 1사 1, 3루에서 1루주자 LG 박해민이 신민재의 유격수 땅볼에 두산 김재호의 송구 실책으로 3루로 향하고 있다. 2023.07.29 /jpnews@osen.co.kr

5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김재환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리고 1루에서 LG 오스틴에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2023.07.29 /jpnews@osen.co.kr

첫 실수는 5회초에 발생했다. 두산은 0-0으로 맞선 5회 1사 1, 2루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포일로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홍창기의 고의4구로 처한 2사 만루에서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헌납했고, 좌익수 김태근의 홈 송구 실책이 발생하며 1루주자 홍창기에게도 홈을 내줬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홍창기의 홈 아웃 판정이 비디오판독 끝 양의지의 홈 충돌법 방지법 위반에 따라 세이브로 바뀌자 심판진을 향해 거센 항의를 하며 지도자 데뷔 첫 퇴장을 당했다. 
5회초 2사 만루에서 LG 문성주가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1루주자 홍창기가 실책을 틈타 홈까지 내달렸지만 두산 양의지에 태그아웃당하고 있다. LG는 홈 태그아웃 관련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두산 양의지의 홈 충돌 방지법에 의해 세이프로 원심이 번복됐다. 2023.07.29 /jpnews@osen.co.kr
5회말 공격 때는 ‘115억 거포’ 김재환의 황당 본헤드 플레이가 무더운 여름 잠실구장을 찾은 홈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1-4로 뒤진 5회 2사 만루서 등장한 김재환은 우편향 수비 시프트를 뚫는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치며 3-4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그런데 1루에 출루한 뒤 살짝 오버런한 상황에서 우익수의 1루 송구에 태그아웃을 당하며 추격 흐름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다. 1루 도착 후 2루 진루를 고민하다가 발생한 명백한 본헤드플레이였다. 
두산은 6회 4-4 동점을 만든 뒤 9회 강승호와 허경민의 적시타를 앞세워 6-4로 앞선 채 마지막 9회초를 맞이했다. 이번에도 문제는 수비였다. 1사 2루 위기서 2루수 이유찬과 중견수 정수빈의 미숙한 콜플레이로 인해 박해민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됐다. 이후 1사 1, 3루서 신민재의 땅볼 타구를 잡은 자타공인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2루에 치명적인 악송구를 범하며 6-6 동점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두 차례의 실수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에 돌입했다.
10회에는 ‘85억 3루수’ 허경민의 수비가 아쉬웠다. 1사 3루 위기서 오지환의 바운드가 큰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3루주자 최승민에게 홈을 내줬다. 기록은 오지환의 좌전 2루타였지만 다른 선수도 아닌 포구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야속하게도 타구는 허경민의 글러브를 맞고 좌익수 앞으로 흘러가며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연장 10회초 1사 3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LG 오지환의 역전 1타점 적시타 타구를 아쉽게 놓치고 있다. 2023.07.29 /jpnews@osen.co.kr
두산은 이날 패배로 라이벌 LG와의 시즌 상대 전적이 2승 7패로 바뀌었다. 두산은 올해 LG, SSG(2승 6패), 롯데(5승 6패) 등 세 팀에 전적 열세에 처해있는데 LG보다 많이 진 구단은 없다. 지난해 6승 10패에 이어 2년 연속 쌍둥이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2018년 LG에 15승 1패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두산이 2018년의 LG를 보는 것 같다. LG만 만나면 득점권 빈타와 수비 실책이 속출했다.
LG 캡틴 오지환은 경기 후 두산전 강세 비결을 묻자 “두산 상대로는 잘 풀리는 해가 있다. 올해는 우리에게 좋은 흐름이 있는 것 같다. 딱히 두산이라고 해도 의식하는 건 없다. 경기 자체가 잘 풀리긴 한다”라고 답했다.
115억 거포가 본헤드 플레이를 하고, 두 차례의 FA를 통해 75억을 받은 자타공인 천재 유격수가 실책을 하니 경기가 당연히 잘 풀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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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김재환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리고 주루사 당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3.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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