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KBO리그 통산 66승 투수로 토종 선발 고민을 한방에 해결했다. 염경엽 감독은 “막힌 혈이 뚫렸다”라며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시즌 9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요즘 밤잠을 설쳤는데 혈이 뚫린다. 어제 저녁에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가슴에 막혀있던 게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라고 밝게 웃었다.
LG는 이날 오전 키움으로부터 우완 선발 자원 최원태를 받고 반대급부로 내야수 이주형,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유망주 2명과 1라운드 신인지명권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검증된 토종 선발 자원을 데려왔다.
최원태는 서울고를 나와 2015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된 우완투수다. 1군 통산 성적은 184경기 963⅓이닝 66승 48패 평균자책점 4.27이며, 올해 키움에서 17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하던 도중 LG의 우승 청부사로 낙점 받았다.
염 감독은 “결정하기 쉬운 트레이드는 아니었을 것이다. 유망주 3명을 내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청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구단은 그 동안 유망주를 많이 모으는 기조였는데 성적을 위해 방향을 틀어주셨다. 감독으로서 경기 운영하는 데 정말 큰 힘이 되는 트레이드다. 중요할 때 트레이드가 잘 이뤄졌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우승을 노리는 LG의 최대 약점은 토종 선발진이었다. 임찬규 외에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는 토종 선발투수가 나타나지 않으며, 전반기 내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염 감독은 “최원태의 합류는 플러스 요인이 많다. 국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며, 1997년생이라 향후 7~8년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라며 “전반기 내내 어린 선수들이 만들어지길 기다렸지만 만들어지지 않은 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최원태 한 명으로 혈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최원태의 합류로 우승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 LG. 염 감독은 “부담은 시즌 시작부터 있었다. 목표는 똑같고, 그 와중에 프런트의 지원을 받은 것이다. 어차피 우리 팀의 목표는 정해져 있다. 그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굉장히 큰 힘을 얻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선수단 전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태의 LG 데뷔전은 오는 30일 잠실 두산전으로 결정됐다. 염 감독은 “내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플럿코가 감기 몸살에 걸렸다. 내일 등판이 조금 어려울 수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최원태가 왔다. 만일 플럿코가 몸이 좋았더라도 최원태를 다음 주 키움전에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삼성전에 나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최원태는 “키움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는데 이별해서 슬프다. 이제는 LG의 정규시즌 1위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에 나서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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