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도 우승 반지를 낄까?
LG 트윈스가 우승베팅을 했다. 29일 오전 키움 히어로즈의 선발투수 최원태를 받고 내야수 이주형(22)과 신인투수 김동규(19),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빅딜을 단행했다.
이주형은 2020 2차 2라운드, 김동규는 2023 2라운드에 지명한 유망주들이다. 여기에 2024 1라운드 지명권까지 얹었다. 미래전력 3명을 투자해서 통산 66승 선발투수를 얻었다.
LG가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유는 단 하나, 우승을 위해서이다. 1994년 이후 29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가 우승을 위한 최적기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우승 전력이 되기 위해서는 비어있는 퍼즐을 맞추어야 했다.
최대의 취약점인 토종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했고 키움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최원태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따낸 선발요원이다. 올해는 6승4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 중이다. 17번의 등판 가운데 11번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피안타율 2할3푼7리, WHIP 1.14 등 정상급 선발투수의 실적을 내고 있다. LG는 외국인 투수 2명과 임찬규, 선발 3명뿐이다. 작년 히트상품 김윤식이 활약을 못해 4~5선발 찾기는 시즌내내 고민거리였다. 당장 든든하게 로테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선발이 필요했고 최원태가 낙점을 받은 셈이다.
키움은 이주형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이정후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다. 올해 루키 김동규에 이어 내년 1차 지명자도 아마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투수 2명을 영입헤 마운드 전력을 보강했다. 키움은 유망주들이 정상급으로 성장하는 최고의 환경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과연 최원태가 우승베팅에 부응하느냐이다. 그의 목표도 우승반지를 끼는 것이다. 안정된 선발투수로 우승에 기여한다면 LG와 최원태, 키움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실패한다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래도 LG가 승부수를 던질 필요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키움발 우승베팅이 한 번 있었다. 지난 2017년 KIA는 7월31일 키움 김세현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리그 1위였지만 마무리 투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우승을 하기 힘들다는 판단이었다. 2017 2차 1라운드 유망주 좌완 이승호와 좌완 손동욱을 보내고 김세현과 내야수 유재신을 받았다.
김세현은 이적후 21경기에 등판해 2승8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의 성적을 올렸다. 특급 마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뒷문지기로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하는데 일조한 것은 분명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과 4차전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따냈다.
KIA는 당시 김세현이 없었다면 우승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 평가였다. 김세현은 통합 우승을 이루고 일등 공신의 일원으로 영광의 샴페인을 터트렸다. 과연 키움이 보낸 최원태도 김세현처럼 LG팬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고 활짝 웃을까? LG맨 모두가 기대하는 해피엔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