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곳곳에서 원치 않는 부상으로 실려나가는 선수들이 많은 요즘이다. 그중에서도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당해 우리에게도 유명해진 햄스트링 부상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에 있는 가장 큰 근육인 대퇴이두박근, 반건양근, 반막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햄스트링은 러닝, 점프 등 기본적인 활동을 할 때 많은 역할을 하는 근육으로서 스포츠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근육 손상 부위이자 한 번 다치면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햄스트링 부상이 발생하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타 종목 선수보다 야구 선수의 햄스트링 부상 발생이 잦은 이유는 종목 특성상 급가속 및 급제동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야수가 타구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뛰다가 낙구 위치에서 급정지할 때 햄스트링에 큰 부하가 가해질 수밖에 없다. 야구는 축구와 농구처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스포츠가 아니라 비교적 정적인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타구에 따라 반응 또는 전력 질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햄스트링 부상 후 재발을 분석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햄스트링 부상의 재발률은 15%에서 많게는 60%에 이른다. 과거 햄스트링 부상 전력이 있거나 나이가 있는 선수들이 발생 위험이 더 높다. 햄스트링을 다친 적이 있는 선수라면 부상 예방을 위해 운동량 및 훈련 방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훈련량의 관리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복귀 과정에서 훈련량을 조절하지 않아 3주 만에 부상이 재발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선수들의 훈련량 조절이 가장 중요한데 1개월 단위로 훈련량을 평가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최근 4주간의 평균 훈련량을 장기 훈련량(체력)으로 계산해 최근 1주일간 훈련량과 비교하는 것이다.
햄스트링의 활성화 및 강화 훈련도 좋은 방법이다. 노르딕 햄스트링 운동 등과 같은 근육 강화 운동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근신경계를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밸런스 트레이닝도 도움이 된다. 워밍업과 운동 후 쿨다운 운동 및 스트레칭 또한 근육의 회복에 도움이 되어 부상률을 낮춘다는 연구 사례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후 복귀를 위한 부상 프로그램이 단순히 4주 또는 6주라는 시간 의존성 프로그램 되어서는 안 된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단계별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MRI나 통증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완전한 회복까지 장시간 소요되는 경우도 있으며 그 반대도 존재한다. 따라서 훈련의 진행은 부상 선수가 기능적으로 준비가 됐는지 의료진(팀닥터와 트레이너)과 함께 평가하며 시행돼야 한다.
야구의 트렌드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분석 기술이 발전하듯 스포츠의학 분야 또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 당연시 여겨졌던 치료법들이 지금은 피해야 할 방법이 된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의 공유와 소통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선수들의 부상 진단과 치료, 재활 및 복귀 등 모든 과정에서 마찬가지다.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겠지만 최선의 선수 관리를 위해 팀닥터, 트레이너, 코치진과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 김두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형외과 조교수(전공: 스포츠의학 및 관절경)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및 박사
전) 건국대학교병원 임상조교수 (스포츠의학)
현) 대한스포츠의학 인증전문의
현) 삼성라이온즈 필드지원닥터
현) 대한농구협회 의무위원
현) 대한빙상연맹 팀피지션
청소년 농구월드컵 팀닥터 (2021년, 2022년, 2023년)
대한관절경학회 우수구연상 (2020년)
대한견주관절학회 젊은 연구자상 (2022년)
대한견주관절학회 베스트 논문 리뷰상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