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많이 쳐 둬야 할텐데.”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9차전에 앞서 “이제 5년 차인데 많이 성장했다”며 노시환을 뿌듯하게 봤다.
지난 2019년 한화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노시환은 올 시즌 28일 SSG전까지 84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334타수 105안타) 20홈런 61타점 장타율 .548 출루율 .397을 기록 중이다.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프로 3년 차에 작성한 최고 홈런 기록 18개를 경신했고 84타점 기록도 머지않았다. 장타율, 출루율 등 공격지표 모두 고르게 향상됐다.
노시환 스스로도 올해 더 나아진 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올해 내가 생각해도 한 단계 올라올 듯하다. 그간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도 있었고 심한 기복을 보이기도 했는데, 올해에는 좋은 감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자신감도 보였다.
올해 그는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이미 리그 홈런왕 3차례나 해본 최정이지만, 노시환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 감독은 그런 노시환을 응원했다.
20홈런 고지도 노시환이 먼저 밟았다. 다만 변수는 있다. 노시환은 오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야 한다. 그는 대표팀에 발탁됐다. 9월 23일 개막인데, 준비 기간까지 감안하면 3주 정도 KBO리그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아시안게임 기간 KBO리그는 중단되지 않는다.
최정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래서 최 감독은 “여름에 많이 쳐 둬야할 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시환이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한 여름에는 젊은 시환이가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홈런을 많이 치라는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한화 미래를 책임질 선수가 홈런왕 경쟁을 해보고 있으니, 기왕이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 감독은 “타이틀 경쟁은 그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감독 말대로 가능성은 있다. 게다가 노시환은 올해 큰 기복없이 잘 때리고 있다. 그는 “타격이라는 게 안 좋을 때도 있다. 그래서 얼마나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느냐가 중요한데 올 시즌에는 좀 안 좋을 때 빨리 이겨내고 있는 듯하다”고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리그 홈런 공동 1위 두 선수가 만난 28일 인천. 노시환과 최정 모두 홈런은 추가하지 못한 가운데, 경기는 한화의 4-3 승리로 끝났다. 최정이 보는 앞에서 노시환이 결승 적시타를 때렸다.
노시환은 경기 후 “이겨서 기분 좋다”며 “홈런은 안 나왔지만, 최정 선배님 앞에서 결승타 쳐서 오늘은 좀 기분좋은 하루인 듯하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한달간 홈런 2개에 그쳤던 노시환은 5월 들어 7개를 쳤고 지난달에는 6개를 추가했다. 7월 들어 5개 쳤다. 이 페이스면 적어도 35홈런 이상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KBO 역대 3번째 8시즌 연속 20홈런 기록을 세운 최정이다. 노시환이 이런 선배와 경쟁에서 프로 첫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