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오타니보다 더 대단한 경기를 해낸 투수가 있다.
오타니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에서 투타 맹활약을 펼쳤다. 1차전에서는 선발등판해 9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 2차전에서는 2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에인절스의 더블헤더 스윕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더블헤더에서 한 경기에서는 완봉승, 한 경기에서는 멀티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투타겸업 기록에서 오타니 이전에 대부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도 1918년 7월 18일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1차전에서 1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2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그런데 오타니가 더블헤더 2경기에 걸쳐서 이뤄낸 활약을 단 한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가 있다. 필라델피아,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클리블랜드, 샌디에이고 등에서 활약한 릭 와이즈가 그 주인공이다. 심지어 와이즈는 오타니의 1피안타 완봉승을 넘어 노히트노런을 해냈다.
와이즈는 필라델피아에서 뛰던 1971년 6월 24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선발등판했다. 이 때는 아메리칸리그조차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기 전으로 와이즈는 선발투수 겸 9번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와이즈는 마운드에서 9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퍼펙트게임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볼넷을 하나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오타니는 같은 날 1피안타 이하 완봉승을 거두고 홈런 2개를 때려낸 두 번째 투수다. 이전에는 1971년 6월 24일 릭 와이즈가 노히터와 함께 이 기록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단한 경기를 해낸 와이즈는 수상과는 크게 연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8시즌(1964년, 1966~1982년) 506경기(3127⅓이닝) 188승 181패 평균자책점 3.69로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수상 이력은 1971년과 1973년 올스타에 선정된 것이 전부다. 1975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8위, MVP 투표 26위에 올랐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