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모처럼 지난해 다승왕 구위를 회복했다.
켈리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8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켈리가 오늘은 무조건 6이닝은 끌고 가야 한다. 맞더라도 6이닝은 던져야 불펜 운영이 된다"며 "켈리가 이전 모습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간절하다"고 말했다.
LG는 5연패를 탈출하기 위해 26~27일 KT와 경기에 불펜 투수들을 총투입했다. 26일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을 펼치며 불펜 7명이 등판했다. 27일 경기도 선발 이정용이 4이닝만 던지고, 불펜 5명이 등판했다. 2연투를 한 함덕주, 정우영, 최동환은 이날 휴식조로 등판 대기에서 제외했다.
켈리는 감독의 기대에 7이닝 QS+로 응답했다. 그간 부진을 씻고 51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켈리는 1회 1사 후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로하스와 양의지를 범타로 막아냈다. 2회 양석환과 강승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박계범을 3루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한 숨 돌렸다. 그러나 2사 2루에서 김태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한 점을 허용했다.
3회는 삼자범퇴. 4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수 내야 안타를 맞고, 2사 1루에서 박계범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가 됐다. 김태근을 삼진으로 잡고 실점없이 막아냈다. 4회와 5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켈리는 7회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좌중간 펜스를 맞는 장타를 허용했다. 좌익수 김현수가 펜스 앞에서 점프해서 잡으려다 펜스 맞고 나오는 공이 다리에 맞고 굴절됐다. 2루타가 될 타구에 강승호는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후 김태근의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득점했다. 스코어는 6-2가 됐다.
켈리는 경기 후 "이기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고 무엇보다 팀 승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거를 해내서 좋았다.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며 던졌는데 그 부분을 잘 해냈기 때문에 만족스럽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했고, 4년 동안 에이스로 맹활약한 켈리는 올 시즌 전반기 내내 기복있는 피칭으로 고전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 후반이었다.
켈리는 "내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우선의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시즌을 돌아보면 원했던 대로 가지 않고 있는데, 그럴수록 해오던 대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경기를 잘 준비를 하고, 그다음 경기에 나가서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문제점을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메카닉이나 기술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멘탈적인 부분인 것 같다. 마음을 조금 잘 고쳐 먹는다고 해야 하나. 잘 이겨내서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거는 내 자신을 믿는 것이다"고 말했다.
부진으로 인해 교체설이 돌기도 했지만, LG 프런트와 현장은 켈리에 믿음을 보냈다. 켈리는 "내가 한글을 못 읽어서(웃음), 잘 모른다. 감독님하고 단장님하고 몇 차례 가볍게 미팅을 했는데, 두 분께서 항상 나를 지지를 해 주셨다. '네가 할 수 있는 거를 해라. 그렇게 하면 괜찮을 거다'고 지지를 보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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