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가 판매 불가를 선언함에 따라 오타니 쇼헤이(29)도 이제 트레이드 루머에서 벗어났다. 그 영향인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과 함께 연타석 홈런으로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지배했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9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83경기 만에 첫 완투, 완봉 경기로 투구수 111개는 올 시즌 개인 최다 개수. 5회 케리 카펜터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한 피안타로 노히터에 가까운 투구였다.
전날(27일) 디트로이트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이날 경기가 더블헤더로 열렸고, 오타니는 29일로 예정된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대신 이날 경기 선발로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MLB.com’은 ‘예정보다 하루 일찍 투구를 시작한 오타니는 8이닝 동안 97구를 던졌고, 더블헤더 2경기 모두 타자로 선발출장할 예정이었다. 에인절스는 14일 동안 15경기를 치르는 원정 일정을 이제 막 시작했고,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8회가 마친 뒤 오타니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오타니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경기가 끝날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8회를 마친 뒤 9회 등판 의사를 물은 네빈 감독에게 “내가 끝내겠다”고 말했다. 네빈 감독은 “오타니는 그걸 원했다. 나도 그럴 줄 알고 있었다”며 밝혔다. 오타니는 9회 3타자를 잡는 데 14개의 공을 더 던지며 완봉승으로 시즌 9승(5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47로 낮췄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 열린 더블헤더 2차전도 2번 지명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3~4회 연타석 솔로포로 시즌 37~38호 홈런을 폭발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같은 날 1피안타 이하 완봉승과 홈런 2개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1971년 6월2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투수 릭 와이즈가 신시내티 레즈 상대로 노히터 게임을 하며 타자로도 2홈런을 친 게 최초 사례. 오타니는 시즌 타율을 2할9푼8리(382타수 114안타)로, OPS도 1.070로 끌어올렸다.
내달 2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트레이드 시장 셀러가 아닌 바이어로 나서며 즉시 전력 보강에 나섰다. 전날(27일) 마이너리그 유망주 2명을 주고 올스타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 불펜투수 레이날도 로페즈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을야구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더블헤더 싹쓸이 포함 4연승을 달리며 최근 9경기 8승1패로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간 에인절스는 54승49패를 마크했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6위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57승46패)에 3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남은 시즌 끝까지 에인절스와 동행하는 오타니는 “처음부터 내 계획은 에인절스와 함께 이번 시즌을 좋게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정신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트레이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사라질 것이다. 이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