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유소년 선수 부상방지 교육에 참가한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금정섭 원장이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BO는 지난 24일 인천 동산중학교에서 야구부 선수 30명을 대상으로 유소년 순회 부상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금정섭 원장은 이날 교육에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의학 지식을 강의하고 무료 초음파 검진 등을 진행했다.
고교야구 선수들을 비롯한 유소년 선수들의 혹사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야구계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지속적으로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한 규정들이 만들어졌고 가장 보수적인 일본 고교야구에서도 투구수 제한 규정이 도입되는 등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으로 야구계가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고교야구의 경우 하루 최대 투구수가 105구로 제한되고 45~60구는 1일, 61~75구는 2일, 76~90구는 3일, 91~105구는 4일의 의무 휴식일이 있다. 투구수 제한이 생기다보니 이제 고교야구 팀들은 에이스 투수들을 투구수 제한을 피해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로 기용하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활용하는게 일반적이다.
금정섭 원장은 “최근 프로야구는 선수들이 엄격하게 관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한 시즌 투구수, 한 경기 투구수, 얼마큼 던지면 얼마나 쉬어야 하는지 등이 관리가 잘된다. 하지만 오히려 투구 이후 손상에 취약한 중·고등학교 선수들은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긴 하지만 연습경기, 동·하계 트레이닝 등도 소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투구수 관리가 잘되기 어려운 편이다”라고 말했다.
현행 고교야구 투구수 제한 및 휴식일 규정에 대해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적한 금정섭 원장은 “그래도 많이 좋아진 것이다. 과거에는 이틀 동안 250구를 던지면서 어깨나 팔꿈치를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 지금은 그래도 투구수를 조절해 무리한 연투를 하지 않거나 너무 많은 투구를 하지 않는 등 관리가 되고 있다. 그래도 가능하면 조금 더 세심한 관리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팀 성적, 개인 성적도 중요하고 성적이 프로 입단 및 진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라고 현실적인 문제도 언급한 금정섭 원장은 “하지만 어릴 때부터 연투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경기에서 전력으로 10구, 20구를 던지면서 연투를 하거나 40구를 딱 채워서 투구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들은 뼈도 무르고 인대도 느슨해서 손상에 취약한 상태라서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오랜 연구를 통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맞는 일일 투구수 및 필요 휴식일 테이블이 만들어져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투구수 제한 규정 등을 도입했다. 금정섭 원장은 “미국은 워낙 야구를 오랫동안 했고 유소년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성장이 빠르고 신체 조건도 다르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연구 결과를 곧바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럼에도 미국 연구 결과에서 제안한 기준이 현재 우리나라 기준보다 더 타이트하다. 한국도 더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