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새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34)이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롯데의 연패 스토퍼로 거듭났다.
윌커슨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7월 팀 타율 1위(2할9푼) 두산을 상대로 따낸 승리라 더욱 값졌다.
윌커슨은 1회 선두 정수빈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며 데뷔전을 시작했지만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 김재환을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4점의 리드를 안은 2회에도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1사 후 양석환을 좌전안타, 호세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가운데 강승호를 병살타 처리했다. 타자의 체크스윙에 맞은 타구가 투수 앞으로 향하는 행운이 따랐다.
3회에는 2사 후 8구 승부 끝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허경민을 3루수 땅볼 처리했고, 4회 양의지의 2루타로 처한 1사 2루 위기는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로하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극복했다.
윌커슨은 여전히 4-0으로 리드한 5회 첫 실점했다. 2사 후 집중력이 아쉬웠다. 이유찬의 2루타, 정수빈의 볼넷으로 처한 1, 2루 위기서 허경민 상대 2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야수진의 중계플레이가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1루주자 정수빈까지 홈을 밟았다. 이어 김재환을 초구에 2루수 땅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윌커슨은 5-2로 앞선 6회 구승민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투구수는 76개. 최고 149km의 직구 아래 슬라이터,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데뷔전 승리를 해냈다. 스트라이크(53개)-볼(23개)의 비율도 이상적이었다.
윌커슨은 지난 18일 총액 35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한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외국인투수다. 롯데에 오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미국 독립리그에서 프로의 꿈을 키운 그는 경기가 없는 날 식료품 가게 냉동창고에서 식품을 진열하는 일을 했다.
윌커슨은 2014년 마침내 보스턴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에 출장한 바 있으며, 마이너리그 통산 158경기 58승 31패 783⅔이닝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14경기 5승 5패 70⅔이닝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을 남겼다.
윌커슨은 경기 후 “조금 긴장됐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공을 넣으려고 했다. 포수 유강남의 리드도 좋았다. 날 위해 뛴다는 걸 느꼈고 타깃이 커서 좋았다. 프레이밍도 좋았다”라며 “투구는 만족스러웠다. 팀원들이 점수를 내줘서 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 팀의 연패를 끊어서 행복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윌커슨이 후반기 롯데를 다시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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