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전날 승리가 특별했던 이유. 전반기 사실상 홀로 해결사 역할을 수행했던 양의지의 침묵에도 타선이 폭발해 창단 최다 11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창단 첫 11연승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단순히 기록을 경신해서가 아닌 양의지의 침묵에도 타선이 8득점한 부분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는 전반기 두산 타선의 사실상 유일한 해결사였다. 김재환, 양석환, 호세 로하스 등 중심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 속 홀로 75경기 타율 3할3푼5리 8홈런 40타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양의지의 적시타가 터지면 승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타선이 무기력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양의지는 지난 25일 잠실 롯데전에 4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1회 병살타를 시작으로 2회 2루수 뜬공, 5회 3루수 파울플라이, 7회 루킹 삼진으로 4번타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는 두산의 8-5 승리였다. 2번 허경민, 3번 김재환, 5번 양석환, 6번 로하스의 타격이 동반 폭발하며 대거 8점을 뽑아냈다. 양의지의 부진이 지워질 정도로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감독은 “어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건 양의지가 치지 못했는데 타선 폭발로 승리를 거뒀다. 거기에 큰 의미를 둔다”라며 “전반기에는 양의지가 못 치면 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도 그렇게 판단해서 양의지만 견제했다. 그러나 어제는 양의지가 막혔어도 나머지 선수들이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승리할 수 있었다. 어제 경기는 결과를 떠나 팀이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다”라고 흡족해했다.
양의지의 부진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감독은 “144경기 중 1경기일 뿐이다. 양의지는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다. 사실 투수 리드만으로도 자기 몫을 해주는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한편 12연승을 노리는 두산은 롯데 새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을 맞아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로하스(우익수)-강승호(1루수)-박준영(유격수)-이유찬(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곽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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