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을 거르고 양의지와 승부할 때까지…”
창단 최다 11연승에 기여한 뜻 깊은 홈런포가 터졌지만 이승엽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김재환을 거르고 양의지와 승부할 때까지 국민타자의 채찍질은 계속될 예정이다.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9차전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2득점 활약으로 팀의 11연승 새 역사 창조에 기여했다.
1회 볼넷으로 몸을 푼 김재환은 1-0으로 앞선 3회 롯데 선발 나균안의 초구 스플리터(129km)를 공략해 우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4일 포항 삼성전 이후 8경기 만에 나온 시즌 8번째 홈런이었다.
김재환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4-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서 중전안타를 치며 6월 21일 잠실 SSG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이후 양석환의 1타점 좌전 적시타 때 나온 좌익수 신윤후의 포구 실책을 틈 타 홈까지 밟았다.
김재환의 이날 홈런 포함 멀티히트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그가 이승엽 감독 주도의 부활 프로젝트에도 전반기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 7홈런 29타점 장타율 .376 침묵 속 4번타자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전반기 막바지 9연승 기간 동안에도 타율 1할5푼2리 1홈런 3타점 슬럼프에 시달렸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또한 방출 위기에 처했던 호세 로하스(1.48)보다 낮은 1.25였다.
일단 김재환의 후반기 시작은 상쾌하다. 첫 경기였던 21일 광주 KIA전에서 2루타 한 방을 때려냈고, 우천 취소에 따른 3일 휴식 후 홈런과 함께 모처럼 한 경기 2안타를 달성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김재환이 터지자 두산 타선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 보였다.
김재환 부활 프로젝트는 후반기에도 계속된다. 이승엽 감독은 “후반기 첫 홈런이 나왔는데 이를 유지해서 김재환을 거르고 양의지와 승부할 수 있도록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최종 목적지를 제시하며 “김재환은 능력이 있는 선수다.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았다”라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김재환은 경기 후 “내 홈런이 팀의 11연승 역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면 그 자체로 감사하다. 팬들이 계시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원정에도 많은 분들이 응원 와주신 덕에 연승이 시작됐다. 역시 응원은 두산 베어스다”라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 연승 기록을 떠나 올해 늦게까지 야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꾸준한 활약을 약속했다.
4년 115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 2년차를 맞이한 김재환이 지난해와 전반기 부진을 털고 미라클 두산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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