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 3학년 ‘투타겸업’ 전미르가 청룡기 우승을 목표로 각오를 다졌다.
경북고는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전에서 2020년 우승팀 장충고를 연장 10회 8-7로 꺾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경북고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활약하던 1993년 청룡기 우승 이후 30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선발 투수가 빨리 무너졌지만 박경도와 김병준이 최대한 많이 끌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결승전에선 쓸 수 있는 투수들을 모두 쏟아부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그간 경북고가 과거에 비해 명성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꼭 우승을 차지해서 명예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북고 주축 전미르도 각오를 다졌다. 준결승전 승리에는 2학년 투수 박경도와 김병준의 호투가 돋보였고, 3번 타자 임종성이 5회에 황준서를 상대로 2타점 3루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결승 2점 홈런 주인공은 대타로 나선 2학년 조창연이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강릉고와 대회 8강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경북고를 4강으로 이끈 전미르도 귀중한 안타 하나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미르는 강릉고전에서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당시 선발 1학년 좌완 이중석이 일찍 흔들리면서 1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어깨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랐던 전미르는 7회 1사까지 강릉고 22명의 타자를 상대로 투구 수 82개 4사구 5개 삼진 5개 노히트 완벽투를 펼쳤다. 그리고 4강에서는 5회 임종성의 동점 적시타 이후 팀에 리드를 안기는 역전 적시타를 쳤다. 상대 투수는 ‘좌완 고교 특급’ 황준서였다.
박빙 승부 끝에 경북고가 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전미르는 “굉장히 재밌었다”면서 “이런 경기가 나와야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5회 역전타 상황에 대해서 전미르는 “상대 투수가 직구에 굉장히 자신있게 던지더라. 그래서 동료들을 모아 스트라이크 3개 중 하나는 때릴 수 있을테니 무조건 직구 타이밍을 보고 자신있게 돌리자고 했다. 그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경북고의 30년 만의 대회 결승 진출. 전미르는 “결승전 이후 즐겁게 다 얘기하겠다”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 아니라 우승이다. 계속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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