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부활한 한화의 특타는 20대 젊은 선수들의 부족한 훈련량을 늘려 기술을 보완하고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당일 경기 선발이 아닌 야수들에 한해서 대전 홈에선 야간 특타를 하고, 원정에선 경기 전 구장 인근 학교에서 특타를 하고 넘어온다.
한화 김태연(26)도 주요 특타 멤버 중 한 명이다. 고정 주전이 아니다 보니 특타를 많이 한다. 지난달 초 1군 복귀 후 27경기 타율 3할5푼6리(59타수 21안타) 2홈런 14타점 OPS .95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니 특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시즌 전체 성적도 48경기 타율 2할7푼7리(107타수 29안타) 2홈런 16타점 OPS .744로 올랐다.
5월초 2군 내려가기 전까지는 21경기 타율 1할8푼9리(53타수 10안타) 무홈런 2타점 OPS .501에 그쳤다. 퓨처스 팀에서 한 달간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김태연은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며 잃어버린 감을 찾는 데 힘썼다.
지난달 2일 1군 복귀한 뒤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부활한 특타로 훈련량을 쭉 이어가고 있다. 김태연은 “선발로 안 나가는 선수들은 훈련량이 얼마 없다. 특타로 훈련량을 채울 수 있고, 많이 휘두를수록 자신감도 생긴다”며 “코치님들과 얘기하면서 문제점에 대해 얘기도 할 수 있고, 특타가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 선발이 아니다 보니 출장 기회가 들쑥날쑥한 상황에도 감을 잃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대전 SSG전에선 선발로 나가 3안타 맹타를 치고도 야간 특타를 자청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 효과인지 제한된 기회에도 타격감이 식지 않고 있다. 모처럼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25일 고척 키움전에도 8회 쐐기 적시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3볼넷으로 5출루 경기를 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김태연은 쓰임새가 많다. 노시환이 전경기 출장으로 3루 핫코너를 꽉 잡으면서 김태연은 주 포지션인 3루수로 올해 3경기(1선발) 11이닝밖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1루수로 17경기(13선발) 108이닝, 우익수로 7경기(7선발) 42이닝, 2루수로 6경기(5선발) 42이닝을 뛰며 4개 포지션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달 말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닉 윌리엄스가 합류한 뒤에는 내야와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다. 2루수 정은원, 1루수 김인환이 좋지 않을 때 김태연이 선발로 들어가 자리를 메운다. 최원호 감독이 이렇게 적절하게 경쟁 구도를 유도할 수 있는 것도 멀티맨으로 타격이 되는 김태연의 역할이 크다.
김태연은 “선수라면 팀이 원하는 것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어느 자리에서든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 팀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