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폭발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또 졌다. 초호화 라인업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넘봤지만 현실은 포스트시즌도 쉽지 않다.
김하성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1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해 시즌 13~14호 멀티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 2할7푼, OPS .810으로 끌어올렸다.
1회 첫 타석부터 개인 통산 3번째 리드오프 홈런을 날린 김하성은 5회 추격의 투런포로 멀티 홈런을 완성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 홈런 경기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14개로 늘렸다. 산술적으로 22홈런까지 가능한 페이스.
그러나 김하성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는 피츠버그에 4-8로 졌다.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가 4⅓이닝 8피안타(4피홈런)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피홈런 4개는 개인 최다 기록. 5회까지 8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부가 넘어갔다. 팀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김하성의 홈런 2개를 제외하면 안타 4개에 불과했다.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5위 꼴찌팀 피츠버그에 덜미를 잡히며 2연패를 당한 샌디에이고는 48승53패로 NL 서부지구 4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L 와일드카드 공동 3위 마이애미 말린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상 54승47패)에 6경기 뒤진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렸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이날 경기 후 ‘김하성이 홈런 두 방을 터뜨렸지만 다르빗슈가 두 배 많은 홈런을 맞았다. 최근 36경기에서 10승에 그친 피츠버그에 당한 4번째 패배다.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총 연봉 2억4700만 달러(약 3158억원) 팀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데 있어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말에도 피츠버그 원정에서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하는 등 상대 전적 4전 전패로 유독 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야구라는 스포츠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1위 팀도 언제든 꼴찌 팀에게 질 수 있다. 어쩔 수 없다. 오늘은 피츠버그가 더 잘했고, 집중력도 좋았다. 이제 내일 경기를 생각해야 한다”며 애써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1회 리드오프 홈런으로 시작한 데 이어 5회 투런포로 메이저리그 첫 멀티 홈런을 기록, 자신의 커리어 최다 홈런을 14개로 늘렸다. 그러나 다르빗슈가 그 사이 4실점하며 1-8 리드를 내준 게 문제였다’고 다르빗슈 부진을 지적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이닝 중반에 너무 많은 점수를 줬다. 실망스러운 일이 많았다. 이런 상황은 팀에 좌절감을 더한다. 우리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