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은퇴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가족을 생각해서 버텼다”
한화 이글스 장시환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한화가 3-6으로 지고 있는 7회말 구원 등판한 장시환은 김혜성-로니 도슨-이원석으로 이어지는 키움 상위타선을 깔끔하게 막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 타선은 8회 무려 13득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16-6으로 뒤집었다.
타자들의 활약으로 한화가 리드를 잡으면서 장시환은 승리투수가 될 요건을 갖췄다. 경기는 반전없이 그대로 끝났고 장시환은 2020년 9월 22일 두산전(6이닝 1실점 승리) 이후 1036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장시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기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18연패, 19연패를 하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승리라는게 이렇게 좋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 1일 고척돔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장시환은 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인 19연패를 기록한 순간이다. 공교롭게도 장시환은 19연패를 당했던 고척돔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연패를 끊게 됐다.
“운명의 장난인줄 알았다”라며 웃은 장시환은 “19연패를 하기 전에 2021년에도 여기서 연패를 끊을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연패를 끊지 못했고 지금까지 온 것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여기서 또 연패를 끊게 돼서 기분이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장시환은 “19연패를 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항상 불안했다. 좋은 기록이면 그런 마음이 없을텐데 안좋은 기록이다보니 어떤 날은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조차 겁이 났다. 솔직히 은퇴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가족을 생각해서 버텼다. 덕분에 이렇게 연패를 끊는 순간이 찾아온 것 같다. 승리를 한 순간에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힘든 순간을 함께하게 해서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가족들을 향한 사랑을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장시환은 “이제는 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며 웃은 뒤 “지금은 팀이 5강에 가는 것이 목표다. 5위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가을야구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