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김도영(20)은 정녕 부상의 꼬리표를 떼어낼 수 없는 것일까. 다시 한 번 부상으로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도영은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2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타석에서는 1회 무사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내면서 팀에 첫 타점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문제는 9회 마지막 타석. 3-5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은 김도영에게 또 다시 불운이 찾아왔다. 패색이 짙었지만 NC 마무리 이용찬과 끈질기게 9구 승부를 펼쳤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런데 8구 째 132km 포크볼이을 친 게 김도영의 왼쪽 발목을 강타했다. 김도영은 그대로 주저 앉았고 결국 절뚝 거리면서 마지막 타석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복귀했다.
이미 김도영은 올해 부상으로 개막 후 두 달 반을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 4월 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리면서 왼쪽 중족골 골절을 당했다. 이 경기에서 3타수 3안타를 쳤고 2년차인 올해는 심상치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부상으로 야심찼던 기대가 한꺼번에 무너졌다.
그리고 6월23일 돌아와서 날려버린 두 달 반의 시간에 한풀이를 하듯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타율 3할2푼3리(65타수 21안타) 2홈런 6타점 6도루 10득점 OPS .876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 기세가 다시 뚝 끊길 위기에 몰렸다.
KIA는 다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큰 부상이 아니길 기도하고 있다. KIA 구단은 “김도영은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고 교체됐고 경기 후 아이싱 치료를 받고 있다”라면서 “바로 NC 지정 병원인 청아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검진 결과에 따라서 김도영의 올해도 결정될 전망, 지난해 역시 8월 중순 손바닥 열상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이탈했고 시즌 막판에도 발가락 부상으로 예정됐던 질롱코리아 연수를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을 조심하고 또 조심했건만 계속 피할 수 없었다. 이날 파울볼에 맞은 부상은 김도영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지만 불운의 고리가 따라온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과연 천재소년의 시련은 여기서 끝날 것일까. 부상 악령이 따라오는 밤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