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외국인 투수 벤자민이 개인 최다 이닝(8이닝)을 던지며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벤자민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KT의 4-1 승리.
지난해 시즌 도중 교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벤자민은 이날 자신의 최다 이닝(8이닝)을 경신했다. 5이닝 이상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한 것도 처음이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필승조 박영현의 난조와 불펜진 걱정을 하며 "벤자민이 8이닝, 김재윤이 1이닝으로 끝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벤자민이 LG 상대로 3경기 3승 무패로 강한 것을 기대했다.
반면 염경엽 LG 감독은 벤자민의 표적 등판을 두고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말하며 타자들이 벤자민을 공략해내기를 기대했다.
벤자민은 이날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51개)와 슬라이더(26개), 커터(18개), 투심(8개)을 던지며 팀 타율 1위 LG 타선을 압도했다.
벤자민은 1회 홍창기-문성주-김현수를 KKK로 잡으며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6회까지 안타는 단 2개, 모두 2아웃 이후에 허용했다. 7회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8회는 2사 후 볼넷을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마쳤다. 4-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1점을 내주며 경기를 끝냈다.
벤자민은 경기 후 승리 기념구를 쥐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병호 형이 챙겨줬다. 아마도 10승을 기념하라고 내게 준 것 같다. 잘 챙겨 갖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10승 소감을 묻자 벤자민은 "우리 팀 선수들한테 항상 고맙다. 내가 못 던졌을 때도 많은 득점을 내줘서 이겼던 경기도 있었다. 팀 동료들에게 10승 공헌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팔 각도를 낮추며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 이상 나왔다. 개막전에서 151km를 찍었다. 그런데 벤자민은 이날 호투의 비결을 묻자 "작년 메카닉으로 돌아간 것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본다. 휴식기 때 불펜 포수와 훈련을 많이 하면서 메카닉 조정을 했는데, 불펜 포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앞두고 팔각도를 낮춰 던지면서 구속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초반에 조금 좋았는데, 계속 커맨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타자들이 공을 골라 내는 선구안에서 내가 불리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시 팔각도를 높여 예전 메카닉으로 던졌고, 구속은 조금 떨어지지만 커맨드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LG에 유난히 강하다. 10승 중 4승을 LG 상대로 거뒀다. 벤자민은 "LG가 나를 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팀이든지 가리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던질 계획이다"며 "(포수) 성우 형을 믿고 던지는 것이 자신감도 높아지는 계기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LG를 다시 만나면 좋겠지만, 올 시즌 좌타자들 상대로 좀 강한 편이다. LG에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아마 좋은 결과를 많이 이룬 것 같다. 다시 작년에 좋았던 메카닉으로 돌아오면서 남은 시즌 더 좋은 투구를 계속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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