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포커페이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평소답지 않게 동작이 큰 리액션을 보이며 야구팬들 사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산이 2-1로 근소하게 앞선 7회 2사 만루 찬스였다. 타석에 등장한 박준영이 KIA 최지민 상대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쐐기 3루타를 쳤고, 더그아웃에 있던 이승엽 감독은 “그렇지!”를 외치며 박준영의 적시타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소보다 동작이 큰 리액션을 취하며 마치 자신이 안타를 친 것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5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포커페이스가 중요하다고 들었다. 현역 때는 그게 잘 됐다. 그런데 감독이 돼 보니 선수들이 안타를 치고 좋은 장면이 나오고 생각대로 이뤄지면 내가 더 기쁘다. 억지로 참을 수 없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당연한 것 같다”라고 포커페이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국민타자의 리액션은 경기 중에만 나온다는 특징이 있다. 그밖에 상황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한다. 이날 11연승 도전 또한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별 느낌이 없다. 그냥 정규시즌 1경기라 생각한다. 오늘 경기를 위해 모든 걸 걸 순 없다. 순리대로 똑같이 하는 것이다. 징크스도 따로 없다”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56호 홈런과 이날 11연승 도전 중 어떤 기록 달성이 더 떨릴까. 이 감독은 “그 때는 내가 선수였다. 긴장이 많이 됐고 준비도 많이 했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더 그랬다”라며 “지금은 그런 거 없다.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창단 최다 11연승을 노리는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호세 로하스(우익수)-강승호(1루수)-박준영(유격수)-이유찬(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브랜든 와델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