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데뷔 첫 멀티포를 폭발시켰다. 자신의 KBO리그 선배이자 메이저리그행을 이끈 선구자 앞에서 아시아 최초의 대업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하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 1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멀티 홈런 경기를 쏘아 올리는 등 3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3타수 2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2할7푼으로 상승했고 OPS도 .784에서 .810으로 대폭 상승했다.
1회부터 김하성의 방망이가 터졌다. 김하성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 째 92.8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져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3호 홈런이자 3번째 리드오프 홈런포.
5회말 타석에서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겼다. 1-8로 격차가 벌어진 5회말 1사 2루,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4구 째 83.8마일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14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 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이로써 김하성은 개인 데뷔 첫 멀티 홈런 경기를 펼치면서 커리어 최고의 날을 보냈다. 그리고 ‘거포’들의 상징인 20홈런 고지도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됐다. 아울러 현재 18도루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의 20홈런 20도루 클럽 달성도 가시권이 됐다. 7월에만 6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김하성의 현재 페이스라면 여전히 달성하지 못할 기록도 아니다. 그만큼 현재 김하성은 만만치 않은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는 김하성의 히어로즈 유격수 선배이자 선구자 격인 강정호가 직접 찾았다. 강정호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강정호_King Kang’ 유튜브 채널에 ‘직관 인증’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김하성의 타석마다 강정호는 후배를 응원했고 홈런이 터질 때 자신의 일인 것처럼 뛸 듯이 “대박”을 외치면서 뛸 듯이 기뻐했다. 자신의 후계자가 이제는 자신을 뛰어넘을 듯한 페이스를 보여주는 것에 감탄한 듯 탄성을 질렀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2014년 KBO 유격수 최초 40홈런 100타점 기록을 세우고 2015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유격수 자리를 평정한 ‘평화왕’의 기세를 메이저리그까지 이어갔다. 2015년 강정호는 126경기 타율 2할8푼7리(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 OPS .816의 기록을 세우며 거포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막판 ‘살인 태클’에 정강이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풀타임 완주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경기 수는 더 적지만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파워를 선보였다. 103경기(318타수 81안타) 타율 2할5푼5리에 그쳤지만 21홈런 62타점 OPS .867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이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들통나면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순탄하게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내야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분명했다.
히어로즈에서 강정호의 자리를 곧바로 이어받은 김하성은 선배의 역사를 고스란히 밟아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제 선배도 온전히 해내지 못했던,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내야수들의 신기원과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