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끝내주는 남자가 됐다. 대체불가 선수인 이정후가 없는 상황에서도 마지막에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키움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우천 중단 86분이 포함되긴 했지만 6시간 10분 간의 혈투를 끝내 승리했다. 이로써 키움은 8연패 탈출 이후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큰 악재를 맞이했던 키움. 그러나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의 맹활약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도슨은 3회 데뷔 첫 홈런포와 10회 연장 승부를 끝내는 발판을 만든 좌중간 2루타 등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도슨이 만든 밥상을 해결한 선수는 송성문이었다. 송성문은 3-4로 역전 당한 뒤 맞이한 1사 만루 기회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 타점을 올렸다. 7회에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은 실패했다.
본격적인 하이라이트의 시작은 8회초 4-4로 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6-4의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8회말 전준우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으면서 6-6 동점이 됐다.
그래도 송성문이 경기를 끝냈다. 연장 10회초, 2사 후 도슨의 2루타, 읻원석의 자동 고의4구로 만든 2사 1,2루 기회에서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면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기나 긴 혈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일단 중요한 찬스가 많았기 때문에 간결한 스윙을 하려고 했고 또 결과가 좋게 나왔다. 무승부나 졌으면 다 의미 없는 것이지만 긴 시간 동안 이겨서 좋은 것 같다"라면서 웃었다.
8회 역전타를 쳤지만 10회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앞타석의 이원석을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자신과의 승부를 택한 것에 화가 났던 송성문이다. 그는 "솔직히 속에서 화가 났다. 제가 성적은 좋지 않지만 직전 타석에서 2타점을 올렸는데 다시 고의4구로 나와 승부를 택했다. 그래서 그냥 내가 끝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승부욕이 많이 발동된 것 같다"라면서 "김원중 선수와 상대 전적이 안 좋은 것 같았다. 2스트라이크 몰리면 힘든 투수인 것을 알기 때문에 직구든 변화구든 초구부터 눈에 들어오면 치자는 생각이었다. 그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며 웃었다.
86분의 우천 중단 후 재개가 없었으면 결국 송성문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지 않았을 터. 그는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열심히 정비를 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 없이 치른 첫 경기, 그래도 십시일반으로 역할을 나눠 맡으며 승리를 거뒀다. 송성문은 "일단 정후의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정후는 절대 한 선수로 대체할 수 없다. 그렇기에 10일 동안은 모든 선수들이 힘을 모아서 끈질기게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선발 최원태가 궂은 날씨에도 5회까지 버텨주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도슨의 데뷔 첫 홈런을 축하한다. 이 홈런이 팀의 사기를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말하면서 "송성문도 기회 때마다 값진 타점을 올려준 덕에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송성문의 활약상을 칭찬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