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 해도 제이슨 마틴(28·NC)이 이렇게 잘할 줄 누가 알았을까.
마틴은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 3~4회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조기 교체됐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무기력한 타격을 하자 벤치에서도 이른 시점에 뺐다. 이튿날에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랬던 마틴이 순식간에 감을 잡았다.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최근 9경기 타율 3할8푼9리(36타수 14안타) 4홈런 13타점 OPS 1.228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성적도 타율 2할8푼7리(209타수 60안타) 9홈런 38타점 OPS .847로 올라왔다.
지난해 트리프A 퍼시픽코스트리그 홈런왕(32개)답게 장타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3일 창원 롯데전에서 첫 연타석 홈런을 쳤고, 22일 대전 한화전에도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이날은 4-5로 뒤진 9회 2사 1,3루에서 한화 마무리투수 박상원의 3구째 한가운데 몰린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역전 결승 스리런. 마틴의 활약으로 NC도 4연승을 질주, 4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경기 후 마틴은 “(배트 잡을 때) 손 위치를 높게 가져가며 폼에 변화를 준 것도 있지만 한국 투수들의 투구 스타일에 적응이 된 것 같다. 타석에서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실투를 놓치지 않으려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인권 NC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23일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인터뷰에서 강인권 감독은 “마틴이 이제 적응을 마친 것 같다. 타격코치랑 얘기하고, 영상을 보면서 타격시 손 위치를 조정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시즌 초반 (내복사근 미세 손상) 부상도 있었고, 적응 과정에서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타석에서 성급한 부분이 있었는데 여유가 생겼다. 안 쳐야 될 공들을 조금씩 참아내다 보니 자기가 공략할 수 있는 공들이 들어온다”고 평가했다.
22일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과정에서도 박상원의 1~2구 바깥쪽 유인구를 참아낸 뒤 실투로 한가운데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강 감독도 “공이 높게 들어간 것도 있지만 마틴이 노림수를 갖고 잘 쳤다”고 칭찬했다.
마틴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NC도 최근 4연승 과정에서 홈런 8개 포함 29득점으로 타선이 폭발하고 있다. 강 감독은 “우리 1~3번 타자(손아섭-박민우-박건우)들은 KBO리그 타율 상위에 있는 선수들이다. 4~5번 타순이 정리가 안 됐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부족했던 장타력이 나오면서 득점력이 좋아졌다”고 반겼다.
아울러 워크에식 논란을 딛고 돌아온 박건우도 후반기 복귀와 함께 2경기 연속 2안타 멀티히트로 활약하면서 완전체 타선에 힘을 싣고 있다. 박건우는 복귀 첫 날이었던 21일 경기에서 시즌 8호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22일 경기에서도 6회 동점 2타점 적시타에 이어 9회 2사 1루에서 역전의 발판이 된 좌전 안타를 치며 5타수 2안타 2타점 활약을 했다.
강 감독은 박건우에 대해 “(1군 엔트리 말소 기간) 퓨처스 경기에 나가 3~4타석을 계속 소화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심기일전을 했다기보다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것들이 있다. 휴식을 하면서 재정비를 잘한 것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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