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20살 청년 내야수 김도영의 감성 넘치는 '그런날 있잖아'가 마케팅 대박으로 이어졌다.
김도영은 올스타 휴식기 기간중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그런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그런날'.
비를 머금고 감상에 젖은 얼굴 표정 사진까지 곁들였다. 야구천재 재능을 갖춘 20살 청년, MZ 세대의 감성 충만 글이었다. 곧바로 팬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크게 화제가 되면서 각종 SNS에서 패러디 글이 급증했다.
장년 세대들 조차 "어린 선수가 어떻게 이런 감성적인 글을 창작할 수 있나"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장난반 진담반 삼아 올린 글이 큰 호응을 얻자 김도영 자신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런날 있잖아'는 후반기 첫 날(21일 두산전)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풍경을 빚었다. 팬들이 김도영의 포토카드를 사기위해 장사진을 쳤다. 입장하자마자 3층에 마련된 선수포토카드 발매기에 몰려가 줄을 서더니 5층까지 이어졌다.
그라운드에서 경기가 진행되는데도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날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밤늦게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장사진은 요지부동이었다.
구단 마케팅 팀도 발빠르게 움직여 '그런 날 있잖아'의 글귀가 새겨진 티셔츠를 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구단 홍보팀에 따르면 23일까지 약 1400장이 판매됐다. 장당 2만6000원으로 계산하면 3460만 원이다. 포토카드는 4500매 정도가 팔렸다고 한다. 장당 4000원으로 약 1000만 원의 매상고를 올렸다.
KIA는 두산과 후반 첫 3연전 가운데 21일 경기만 치렀다. 22~23일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KIA는 1경기에 그쳤지만 김도영의 '그런날 있잖아'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김종국 감독은 "나도 도영이의 글을 봤다. MZ 세대 답지 않게 감성적인 면이 되게 많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비를 맞고) 다치면 안된다.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 경기가 많이 남았다"며 크게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