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5실점을 하고도 마운드를 내려가며 큰 환호를 받았다. 어쩌면 홈구장에서 투수로서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순간, 팬들은 작별 인사 같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오타니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6피안타(4피홈런) 1볼넷 9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타선 지원 속에 시즌 8승(5패)째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3.50에서 3.71로 상승했다.
4피홈런은 일본 시절 포함 투수 오타니의 커리어 최초 허용이었다. 6회까지 5실점으로 흔들린 오타니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닉 곤잘레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이닝 도중 마운드를 내려갔다.
3루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오타니를 향해 에인절스 홈팬들이 다들 자리에서 일어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내달 2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마지막 홈경기 등판으로 홈에서 투수 오타니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을 팬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다 같이 “MVP”를 연호하며 오타니에게 기립 박수를 했다.
‘MLB.com’은 ‘트레이드 마감일에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은 남아있다. 오타니는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에인절스타디움을 찾은 4만309명의 관중들은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큰 소리로 MVP를 연호했다. 그를 특별하게 하기 위해 최선의 응원을 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오늘이 (홈에서 투수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지금 나는 에인절스의 일원이고,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오타니는 트레이드 마감일이 가까워지면서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인절스가 지난 15일 6연패를 당하며 가을야구가 멀어지자 트레이드설이 증폭됐지만, 최근 4연승 포함 6경기 5승1패로 다시 반등하면서 오타니의 잔류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까지 시즌 50승48패로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6위인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54승44패)에 4경기 차이로 접근했다. 충분히 가을야구 싸움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오타니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열흘 사이 에인절스가 추격권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이날 오타니는 “구단과 시즌 중 연장 계약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그런 자리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시즌 때는 시즌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트레이드와 관련해 “구단으로부터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페리 미나시안 단장과도 일주일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해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