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켈리는 염경엽 감독에게 면담을 자청하며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는데,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투구 내용은 실망이었다.
켈리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전반기 11승(1패) 평균자책점 2.21의 플럿코를 22일 경기 선발로 돌리고, 켈리를 후반기 첫 경기 선발로 내세운데는 1선발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이다. 염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로 재충전을 한 켈리가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켈리는 5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LG 타선이 SSG 선발 김광현에게 5회까지 4점을 뽑아냈지만, 켈리가 선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4-6으로 패배했다.
감독에게 면담 자청, "체인지업이 키포인트"
지난 13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켈리는 염 감독에게 면담을 자청했다. 5년차 장수 외국인인 켈리는 지난 4년 동안 114경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며 매년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에는 18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10차례 기록했으나, 4실점 이상 경기도 7차례나 된다. 제구 불안이 가장 큰 문제점, 기복이 심했다. 염 감독은 전반기 부진에 대한 각종 데이터 자료를 뽑아 켈리와 면담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일 후반기를 하루 앞둔 염 감독은 켈리에 대해 “체인지업이 키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염 감독은 “켈리의 체인지업 구속을 떨어뜨려야 한다. 132km 정도 낮춰야 하는데, 지금 135km, 137km까지 나온다. 구속이 빨라서 맞는다”며 “켈리의 체인지업은 전반기 피안타율이 4할대였다. 의미없는 공이었다. 피안타율을 2할대로 떨어뜨리면 안정적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체인지업이 얻어맞으니, 주무기 커브 의존도가 높아진다. 염 감독은 "체인지업이 안되니 커브 비율이 높아졌다. 커브를 많이 던지면서 타자들이 잘 안 속기도 하고, 실투도 나오면서 커브도 타격 타이밍에 잘 맞는다. 체인지업이 살면 커브도 같이 살아날 수 있다”고 문제점을 말했다.
4점대 평균자책점...22위 중 21위
21일 SSG전에서, 켈리는 6안타를 허용했는데 홈런 1개와 2루타 3개로 장타가 4개나 됐다. 총 92구를 던졌는데, 빠른 볼은 직구(150km~143km) 25개와 투심(150km~145km) 16개를 던졌다. 변화구로는 커터(143km~138km) 14개, 커브(136km~129km) 27개, 체인지업(139km~134km) 10개를 구사했다.
6안타 중 직구를 맞은 것이 4개였다. 5회 최정의 2루타는 커브, 최주환의 투런 홈런은 투심을 얻어맞았다. 패스트볼 제구가 문제였다. 일단 체인지업 피안타는 하나도 없었지만, 구속은 여전히 134km 이상으로 빠른 편이다.
켈리는 지난해 16승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5위였다. 올 시즌 갑작스런 부진에 선수 스스로도 당황스럽다. 시즌 평균자책점 4.65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2명 중 21위.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순위다.
염 감독은 “켈리의 교체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보여준 실적과 ‘가을 야구’에 강했던 켈리가 후반기 점점 안정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기복이 심한 투구를 이어가다면, LG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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