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강의 투수 안우진이 퀄리티스타트로 분전을 해도 소용이 없다. 집을 못 찾아가는 타자들 때문에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이제 키움은 구단 최다 연패 타이 위기에 놓였다.
키움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키움은 8연패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날 후반기 첫 경기인 만큼 리그 최고이자 구단 최고의 투수 안우진이 선발로 나섰다. 올스타전 등판이 있기는 하지만 충분한 휴식이 있었던 만큼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었다. 하지만 박수도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안우진이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응답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앞서 7연패 기간 동안 키움은 13득점 밖에 내지 못했다. 경기 당 평균 2점이 안되는 1.86점만 얻었다. 한 점도 얻지 못한 경기도 2경기나 있었다. 투수들이 아무리 잘 던져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안우진이 나섰던 지난 11일 KT전에서도 안우진은 6⅓이닝 120구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1-1의 팽팽한 리드 상황에서 안우진은 홀로 부담감을 떠안았고 결국 7회 3실점 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이날 역시도 안우진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1회 1사 후 구드럼과 안치홍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전준우와 한동희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2회에는 2사 후 김민석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넘겼다.
그런데 3회 2사 후 일격을 허용했다. 2사 후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전준우에게 던진 145km 슬라이더가 한복판의 실투가 되면서 투런포로 연결됐다. 사실상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후 안우진은 각성했고 4~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마무리 지었다.
결국 안우진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 시즌 1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타선은 다시 한 번 무득점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기회는 롯데보다 더 많았다. 롯데 선발 찰리 반즈가 머물고 있는 동안 4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1회 2사 1,2루 기회를 놓친 것은 약과였다.
5회에는 1사 후 김준완의 중전안타, 이형종의 사구로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혜성의 유격수 땅볼로 2아웃이 됐지만 상대 포일과 이정후의 고의4구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원석의 3-유간 타구가 이날 데뷔전을 치른 3루수 니코 구드럼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2점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6회에도 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다. 5회보다 더 좋은 상황이었다. 1사 후 이지영의 좌전안타, 김수환과 김주형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준완이 1루수 땅볼을 때리면서 3루 주자가 홈에서 잡혔다. 그리고 이형종이 롯데 불펜 김상수의 빠른공 승부에 한방만 노리는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키움은 더 이상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롯데 필승조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이 등판한 7~9회, 3이닝 동안 안타 1개만 기록한 채 물러나야 했다.
이날 키움은 롯데의 5안타보다 더 많은 6안타를 때려냈고 볼넷(고의4구 포함) 4개, 사구 1개를 얻어냈다. 총 11차례 출루에 성공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잔루는 10개였다.
최고 에이스를 내고도 키움은 8연패를 당했다. 이제 한 번만 더 패하면 구단 최다인 9연패 타이 기록이다. 키움은 2009년 5월6일~5월17일 더블헤더 1차전까지 9연패를 당한 바 있다. 14년 만에 굴욕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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