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등장이 내야진 대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롯데는 21일부터 부산 사직구장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외국인 교체카드 2장을 모두 소진하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드라이브를 건 롯데 입장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반기 막판, 롯데는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잭 렉스를 내보내고 내야 유틸리티 선수인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구드럼은 내외야 전포지션이 가능하지만 내야를 기반으로 선수 생황을 이어왔다. 2020년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수비력을 검증 받았다.
투수진에서는 효자 외국인 선수라고 했던 댄 스트레일리가 에이징 커브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부진 끝에 퇴출 됐다. 이 자리는 애런 윌커슨이 대체한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경험이 있었던 만큼 후반기 선발진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 자신있다"는 구드럼, 실제 포지션 정리는?
윌커슨은 지난 19일 입국했고 행정절차 등을 마무리하고 컨디션 체크를 거치게 되면 다음 주에나 등판이 가능할 전망. 당장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선수는 구드럼이다. 구드럼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던 지난 15일 입국했고 이튿날부터 롯데 유니폼을 받아들고 훈련을 시작했다. 등번호는 4번.
롯데 입장에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최적의 포지션을 정리하는 게 우선이다. 구드럼과 래리 서튼 감독은 첫 훈련날부터 한 시간 가량 심도 깊은 면담을 했다. 서튼 감독은 “외야보다는 내야수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라고 말했지만 이 자리에서 한국 야구에 대해 설명하고 또 구드럼의 자신있는 포지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확인했다. 일단 구드럼은 “커리어 시작을 유격수로 했다. 유격수와 2루수 등 내야 센터라인 포지션이 가장 자신있다”라면서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부족하지 않은 센터라인, 그런데 3루는 리그 '최하위권'...훈련도 3루에서 받았다
당장 롯데 내야 센터라인에는 2루수 안치홍 유격수 노진혁이 버티고 있다. 이학주 박승욱 등 백업 자원들도 부족하지 않다. 구드럼이 이들을 밀어내고 센터라인에 포진할 수도 있지만 기존 내야 선수들과의 조화, 공수 극대화를 위한 방안도 고심해야 한다.
일단 구드럼은 내야 전포지션에서 수비 훈련을 받고 있고 최적의 포지션을 찾기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후반기 초반에는 실전 경기 중에도 이 과정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전망이다. 그래도 힌트는 찾을 수 있다.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19일 열릴 예정이던 청백전에서는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20일 열린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3루수 자리에서 수비를 펼쳤다.
당장 직격탄을 맞는 선수는 주전 3루수인 한동희다. 한동희 대신 구드럼을 내세워 공수 극대화를 꾀하려는 판단이 설 수 있다. 올해 롯데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은 3루다. 3루 포지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15로 리그 9위이고 3루수 포지션의 OPS 역시 .610이다. 앞선 3시즌 동안 우상향하면서 3루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던 한동희의 치명적인 부진이 3루 포지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3루도 낯설지 않다. 구드럼 포지션 이제 베일 벗는다
유격수와 2루수가 가장 자신있다고 하지만 구드럼은 3루수도 적지 않게 소화했다. 커리어 전체로 따질 때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포지션은 유격수. 메이저리그 147경기(1200⅔이닝), 마이너리그 294경기(2487이닝). 유격수 다음 경험이 많은 포지션이 3루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루수로 11경기 84이닝 밖에 뛰지 않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228경기(1934이닝)을 뛰었다. 유격수-3루수 뒤를 잇는 포지션이 2루수로 메이저리그에서 124경기(931⅓이닝), 마이너리그에서 91경기(752⅔이닝)을 소화했다.
구드럼은 올해 트리플A에서 1루수 30경기(243이닝) 2루수 22경기(185⅓이닝) 3루수 12경기(100이닝)을 뛰었다. 3루수에서는 4개의 실책을 범했다. 외야수 출장 경기는 1경기 뿐이다.
어떤 포지션에 정착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힌트는 나왔지만 그 힌트가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드럼의 합류로 롯데 내야진에 대변혁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jhrae@osen.co.kr